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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이 AI를 필두로 한 첨단 기술을 전 사업에 이식하며 테크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 사업 전반에 스며든 디지털 DNA가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등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김남정 회장의 주도하에 추진되는 AI 중심 경영이 그룹 전체의 업무 효율을 높이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동원그룹은 연결기준 매출 2조1790억원, 영업이익 1075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28.0%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는 올해 동원그룹이 연매출 9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실적의 상승 배경에는 그룹의 미래를 이끌고 있는 AI, 드론, 로봇 등 첨단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도입한 자체 AI 플랫폼 '동원GPT'는 단순 문서 작성을 넘어 재고 관리, 우수 거래처 발굴 등 실무에 깊숙이 활용되고 있다. 현재 재무, 법률, 제품 디자인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월 150만건 이상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약 15만 시간의 업무 시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김남정 회장은 지난 26일 동원GPT를 활용한 사내 경진대회 '2025 동원 AI 챌린지'를 열고 "임직원들이 AI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비즈니스 현장의 필수 무기로 장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길 바란다"며 "AI 기반의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교육 과정을 도입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육안으로 판별 힘든 미세한 가시 AI로 찾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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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계열사인 동원F&B는 제조 공정의 품질 관리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동원참치는 기존 엑스레이(X-ray) 설비에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탑재, 육안이나 일반 엑스레이로 검출하기 어려운 미세한 크기의 뼈까지 찾아낸다. 20만장 이상의 참치 뼈 이미지를 AI에 학습시켜 검출 성능을 기존 대비 6배 이상 향상시켰다. 동원은 해당 시스템을 타 생산 공장에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김 제품인 '양반김' 생산 라인 13곳에는 AI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이 도입됐다. 방습제 투입 누락 여부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AI 모델을 적용한 이후, 관련 오류 검출률이 2배 이상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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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계열사인 동원건설산업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AI 스마트 견적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과거 수천건의 공사 내역서와 시공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 공사 조건에 맞는 단가와 내역을 자동으로 제안한다. 기존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견적 업무를 시스템화하여 작업 효율을 높이고 데이터 기반의 표준화된 관리가 가능해졌다. 동원건설산업은 이 시스템을 통해 연간 4800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향상의 변화는 조업 현장에서도 나타난다. 동원산업은 올 5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어군 탐지용 드론'을 조업 현장에 본격 투입했다. 기존 헬리콥터보다 비행시간, 속도, 통신 거리 등을 최적화한 이 드론은 이동 중인 선박에서의 자동 이착륙까지 가능해 어군 탐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동원산업은 2026년까지 보유 선망선 13척 전체에 이 드론을 도입하고 향후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접목해 어군 탐지 정확도를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헬리콥터 운용 대비 최대 60%까지 비용을 절감하고, 연간 약 500톤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동원그룹은 김 회장이 "AI 활용이 기업 경쟁력과 임직원들의 역량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강조한 만큼 앞으로도 AI 중심 경영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오는 9월 국가 AI 인재 육성을 위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AI 경진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