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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고수익 LNG 운반선 공급을 확대하며 저가 컨테이너선 의존도를 낮춘 결과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북미 방산 시장에서는 미 해군 MRO(유지·보수·정비) 수주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진출을 추진하며 글로벌 특수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올해 2분기 매출액 3조2941억원, 영업이익 3717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평균 전망치) 2676억원을 1000억원 가까이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1.3%다.
상선사업부는 회사의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해당 사업부의 매출은 2조8068억원으로 전체의 85.2%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3771억원으로, 약 500억원 규모의 지체상금(LD) 환입과 수익성 위주의 제품 인도 확대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한화오션은 저선가에 수주한 컨테이너선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LNG선 등으로 수주 잔고를 채편했다. 김훈민 상선영업기획팀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수주 목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겠지만 LNG선, 컨테이너선, VLAC·VLEC, 초대형 유조선(VLCC)를 중심으로 수주를 진행했다"며 "약 3년 이상의 현재 수주잔고를 연말에도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기술 신뢰도와 친환경 선박 경쟁력을 앞세워 오히려 선별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2분기까지 총 16척, 31억3000만달러 규모의 상선을 수주했다. LNG선, VLCC,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등 주요 선종 전반에서 균형 잡힌 수주 성과를 거뒀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중국산 선박 견제가 본격화되는 것도 한화오션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조선소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 의회는 미국선박법(Ships Act) 제정을 추진 중이다.
김훈민 팀장은 "미국 정책 영향으로 중국 조선소의 VLEC 계약이 취소되는 등 당분간 VLEC 수요가 한국 조선소로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컨테이너선은 USTR의 중국 조선소 제재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선종으로, 주요 선사들의 선대 운영 전략 변화에 따른 한국 조선소 발주 기회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수선사업부의 2분기 매출은 2368억원으로, 장보고-Ⅲ Batch-Ⅱ 선도함 건조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주력 함종 생산에 따라 183억원을 기록했다.
특수선사업부는 잠수함·수상함 및 미 해군 MRO 사업 생산이 지속되면서 앞으로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해군으로부터 세 번째 함정 정비(MRO) 계약을 따내며 북미 방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미 통상 협상 대표단에 합류하면서 미국 내 한화오션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한·미 조선산업 협력을 제안했다. 지난해 12월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CPSP) 사업 참여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전체 8~12척,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한화오션은 지난해 이사회를 통해 현지 법인 설립을 의결하고 맞춤형 전략을 수립 중이다. 국회 차원의 방산 외교를 병행하며 정부와 민간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를 갖춰가고 있다.
최정훈 특수선기획담당은 "미 해군을 대상으로 가장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북미 시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 캐나다 해군의 CPSP 참여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