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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쇄빙선 시장 진입을 본격화한다. 북극항로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초호황기 이후를 이끌 차세대 사업 분야로 쇄빙선 사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쌓아온 쇄빙선 건조 역량 덕분에 글로벌 무대에서의 존재감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에선 고점 이후 하락을 뜻하는 '피크아웃'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누적 수주량이 전년 대비 54% 준 1938만CGT(647척)를 기록하면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LNG 운반선 위주의 슈퍼사이클 이후를 준비하지 않으면 시장 경쟁력 하락은 불가피하다.
이에 한화오션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쇄빙선을 주목하고 있다.
쇄빙선은 두꺼운 바다 얼음을 깨며 항로를 개척하는 선박으로 극지방 운항에 꼭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북극항로 개발을 적극 추진하면서 국제적 관심이 더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쇄빙선 40척을 건조해 러시아를 넘어 북극항로 주도권을 쥐겠다고도 공언한 바 있다. 약 20년 전부터 사업 가능성을 보고 연구·개발을 이어온 한화오션에겐 기회가 온 셈이다.
한화오션은 2008년 극지용 선박 개발을 시작으로 쇄빙선 기술력을 쌓아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쇄빙 LNG운반선 건조 실적을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14년 15척, 2020년 6척 등 총 21척의 쇄빙 LNG운반선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지난 1일에는 극지항해와 연구를 위해 해양수산부에서 추진하는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오는 7월 본 계약 체결 뒤 설계에 돌입할 예정이며 2029년 12월까지 건조해 우리나라 극지 연구 임무를 보완·확장한다.
총 톤수는 1만6560톤으로 국내 첫 쇄빙 연구선인 아라온호(7507톤)의 2배가 넘는다. LNG 이중연료 전기추진체계를 탑재하는 덕에 세계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 강화 흐름에도 대응할 수 있다. 1.5m 두께의 얼음을 깨고 나아갈 수 있는 양방향 쇄빙 능력과 –45℃ 내한 성능도 동시에 갖췄다. 선실·응접실·식당 등의 시설들을 완비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아라온호와 차별화된 쇄빙연구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인 '북극 고위도 연중 운항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PC(Polar Class) 2급 쇄빙선 개발' 과제도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극지방 해역에서 사계절 내내 운항 가능한 경쟁력 있는 쇄빙선을 개발해 극지 탐사 역량 강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북극 해빙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 속 북극은 단순히 새로운 뱃길이 아닌 자원·물류·기술 경쟁의 전장이 되고 있다"며 "발 빠르게 쇄빙선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