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복귀를 앞두고 있는 KIA 김도영(왼쪽).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부상자 복귀도 과감한 트레이드도 좀처럼 '약발'이 받지 않는다. 위기에 놓인 KIA 타이거즈는 김도영의 복귀만 오매불망 기다린다.

KIA는 지난 2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6-9로 패배, 7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주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에 연이어 당한 스윕 충격에서 또 벗어나지 못했다.


KIA의 하락세는 전반기 막판부터 조짐을 보였다. 한화 이글스와의 마지막 3연전을 모두 내준 것을 포함해 4연패로 휴식기를 맞았다.

잠시나마 공동 2위까지 올랐던 KIA는 이후 11경기에서 단 1승(20일 NC전)에 그쳤고 순위는 7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잇몸의 힘'으로 6월을 버텼던 KIA의 믿을 수 없는 추락이다. 1위 한화, 2위 LG, 3위 롯데를 연달아 만나는 어려운 일정이었다고는 해도 너무나 맥없이 무너졌다.


애초 KIA의 후반기 전망은 밝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부상당했던 주전 선수들이 대거 복귀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KIA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외야수 나성범, 내야수 김선빈이 부상에서 돌아왔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그 효과가 미미하다.

KIA 나성범.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나성범은 복귀 이후 8경기에서 0.240의 타율에 1홈런 2타점, 김선빈은 7경기에서 0.227의 타율에 1타점에 그치고 있다. 공백기가 길었기에 돌아오자마자 활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복귀 시기와 팀의 부진이 맞물리고 있기에 뼈아프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지난주 전패의 수모를 겪은 KIA는 이번 주 시작을 앞둔 28일 트레이드를 단행하기도 했다. NC에 외야수 최원준, 이우성과 내야수 홍종표를 내주고 투수 김시훈과 한재승, 내야수 정현창을 받아오는 3 대 3 트레이드였다.

오간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KIA가 다소 손해를 보는 느낌이 강했지만, 그럼에도 트레이드를 단행한 건 불펜 보강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KIA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한화전, 지난주 6연패의 시작이었던 22일 LG전에서 마무리 정해영이 충격적인 블론세이브로 승리를 날렸다. 임팩트가 워낙 큰 역전패였기에 다음 경기까지 여파가 이어졌다.

정해영뿐만 아니라 조상우, 전상현, 최지민 등 다른 필승조들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루키 성영탁이 고군분투했지만 어린 선수에게 많은 짐을 지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김시훈과 한재승은 올 시즌 2군에서 머문 시간이 많았지만 1군 경험은 꽤 있는 투수들이다. 김시훈은 선발과 중간, 마무리까지 모든 보직을 맡아봤고, 한재승도 지난 시즌부터 1군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KIA로 이적한 김시훈. (KIA 제공)

당장 '핵심 불펜'으로 쓸 순 없어도 추격조로 이닝을 소화하기엔 적합한 투수들이었는데, 일단 이적 첫 경기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김시훈은 이적하자마자 1군에 등록돼 29일 두산전에 등판했는데, 1-7로 뒤진 7회초 등판해 김재환에게 2점홈런을 맞았다. 팀이 막판 6점까지 뽑았기 때문에 이 피홈런은 결과적으로 뼈아팠다.

한 경기만으로 평가는 너무 섣부르지만, 당장의 연패 탈출과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 KIA로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의 위용을 잃어가고 있는 KIA로선, 마지막 희망을 김도영에게 건다.

작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던 김도영은 올해 왼쪽과 오른쪽 햄스트링을 번갈아 다치는 불운 속에 27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김도영 한 명의 복귀로 많은 걸 바랄 수 있겠냐마는, 김도영 한 명으로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질 것은 확실하다. 그는 출전한 27경기에서 0.330의 타율에 7홈런 26타점을 기록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보였다.

KIA 김도영. /뉴스1 DB ⓒ News1 민경석 기자

지난 5월 이후 2달째 '개점휴업' 중인 김도영은 서서히 복귀 시기가 잡히고 있다. 최근 재검진에서 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김도영은 지난주 러닝을 포함해 기술 훈련을 재개했고, 이번 주엔 퓨처스리그(2군)에서 실전을 소화한다.

실전 점검까지 마친 뒤엔 다음 주 본격적으로 1군에 올라와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KIA는 김도영에 앞서 외국인투수 아담 올러도 이번 주 마지막 경기인 8월 3일 한화전에서 복귀할 예정이다. 제임스 네일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뤘던 올러의 합류 역시 KIA로선 긍정적이다.

KIA가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제 남은 시간도, 희망을 걸 여지도 많이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