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또 다른 추격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조형제 울산대학교 교수가 내연기관 시대를 넘어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대로 향하는 현대자동차의 기술혁신과 고용 구조 변화를 세밀하게 분석했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그리고 인공지능까지, 미래차 전환의 한복판에서 또 한 번의 추격전을 시작했다. 저자는 "현대자동차, 내연차로의 회귀는 없다"며 시대의 전환을 예고한다.


책은 총 4부로 짜였다. 1부는 전기차·자율주행차·모빌리티 서비스라는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를, 2부는 테슬라·BYD 등 신흥 세력과 토요타·폭스바겐 등 전통 강자 간의 미래차 경쟁 구도를 조망한다.

자동차 산업은 미국·중국·유럽이 합종연행하면서 글로벌 경쟁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와 테슬라의 협력, 우버의 자율주행차 모델 실험 등은 모두 미래차 산업의 거대한 판도를 예고한다.

중국 정부와 테슬라의 협력은 흥미롭다. 중국 정부는 테슬라에게 합작 법인이 아닌 100% 자회사로 현지 생산 법인의 설립을 허용하고, 데이터 센터의 가동도 인가했다. 2025년에는 테슬라 완전 자율주행 SW의 시장 진입을 허용할 예정이다.


우버는 자율주행 기술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운전자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무인 택시 모델을 확대하는 흐름은 운전직 일자리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

3부는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기술혁신과 일자리라는 두 가지 렌즈로 한국 자동차산업의 대응을 분석하며, 마지막 4부에서는 보다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미래차 산업의 대안 모델을 제시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전환에서 자체적으로는 해결하기 불가능한 자율주행이나 AI 등의 영역에서 ICT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2년부터 모든 차량에 엔비디아의 차량용 반도체를 탑재한다. 또한 엔비디아의 AI 기술과 로보틱스 플랫폼을 활용한 모빌리티 혁신도 추진하고 있다.

저자는 마지막 4부에서 자동차 산업을 넘어 인간과 기계, 자본과 자연의 관계 재편이라는 총체적 전환을 이야기한다. 그는 전기차가 단지 친환경 차종이 아니라, 산업·노동·기술이 융합된 문명 전환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자동차가 이제 탈 것으로만 정의할 수 없으며, 이는 곧 노동 시장과 고용 구조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 본다.

'현대자동차의 또 다른 추격'은 기술 혁신이 반드시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편 저자 조형제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박사 출신으로, 울산대학교 교수이자 '시민포럼-대안과 실천' 대표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역과 클러스터, 산업 거버넌스에 관한 연구를 병행하며 산업과 사회의 유기적 관계에 집중해 왔다.

△ 현대자동차의 또 다른 추격/ 조형제 지음/ 한울엠플러스/ 2만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