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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1위 토종 이커머스 '모모'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의 쓴맛을 봤다. 현지 매체는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쿠팡의 빠른 배송과 가격 경쟁력으로 인한 소비자 이탈을 꼽았다. 중국발 저가 C커머스에 이어 쿠팡 로켓배송의 참전으로 대만 유통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현지 시각) 대만 자유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모모(momo) 푸본 미디어는 올 2분기 세후 순이익이 6억5200만대만달러(약 303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5%, 직전 분기 대비 24%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은 524억대만달러(약 2조 431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하며 11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세후 순이익은 15억1100만대만달러(701억원)로 9.9% 감소했다.
자유시보는 "쿠팡의 경쟁 효과가 나타났다"며 "미국의 쿠팡과 중국의 저가 이커머스 업체들이 대만 시장을 빠르게 공략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거시 경제 불안정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함께 쿠팡이 대만 시장에 안착하며 현지 소비자들을 빠르게 흡수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월 약 2600원의 저렴한 멤버십 비용으로 '무료 로켓배송'과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지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한국에서 성공한 '계획된 적자' 전략을 통해 막대한 투자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현지 1위 사업자인 모모에 직접적인 타격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모모 측은 실적 악화 속에서도 "상반기 거래 규모와 사용자 접속이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구독 회원의 꾸준한 성장 등 핵심 지표가 견조한 성과를 보였다"며 "향후 성장 모멘텀과 혁신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이 대만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1조3000억원으로 투자 규모를 늘린 만큼 대만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