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한끼합쇼'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한끼합쇼'가 구시대적 기획이라는 비판에 휩싸인 가운데, 시간대 변경에도 시청률이 '답보' 상태에 놓였다.

지난달 10일 처음 론칭한 '한끼합쇼'는 이웃 간의 정이 허물어진 요즘, 따뜻한 밥상을 준비한다는 기획 아래, 대한민국 최고 셰프들이 평범한 가정 속 음식 창고를 탈탈 털어 만든 '선물 같은 한 끼'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진행자와 셰프, 스페셜 게스트가 '오늘의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람 사는 이야기도 들어보고 저녁 식사에 초대해 준 '오늘의 식구'를 위해 밥상을 대접한다.


'한끼합쇼'는 코로나19의 확산 여파 지난 2020년 폐지한 '한끼줍쇼'의 후속편이다. '한끼줍쇼'가 각 가정을 찾아가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얻어먹는 프로그램이었다면, '한끼합쇼'는 손맛 좋은 셰프들이 초대해 준 집의 냉장고 속 재료를 활용해 멋진 한 끼를 대접하는 방식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여기에 전 국민에게 인지도가 높은 김희선, 탁재훈이 MC로 가세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야심 차게 돌아온 '한끼합쇼'에 대한 반응은 미미하다. 지난달 10일 방송된 첫 회가 3.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뒤 계속 하락했다. 7월 17일 2회와 24일 3회는 각각 2.5%로 첫 회보다 시청률이 떨어졌으며, 31일 4회는 처음으로 '밥친구'를 찾는 데 실패, 2% 선까지 무너지며 1.9%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 '한끼합쇼'는 방송 요일을 이동했다. 론칭 당시 '한끼합쇼'는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영됐으나, 이번 달 5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50분으로 편성 요일을 변경했다.


화요일로 옮긴 뒤 처음 방영된 5일 방송분에서는 JTBC 새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의 두 주역 이진욱과 정채연과 이연복 셰프가 삼성동에서 '밥친구'를 찾아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4회에 이어 이번에도 '오늘의 식구'를 찾는 데 실패한 이들은 편의점에서 한 끼를 때웠다. 시청률 역시 2.2%로, 직전 주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시청자들은 '한끼합쇼'가 요즘 현실에 맞지 않는 기획이라고 입을 모은다. 집 외관만 비쳐도 주소를 알아낼 수 있는 요즘, 집과 얼굴을 공개한다는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위험한 일인 데다, 갑작스럽게 정리되지 않은 냉장고를 여는 것 역시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방송된 4, 5회에서 출연진이 '밥친구'를 찾는데 연이어 실패한 것에 이러한 영향이 있지 않겠냐는 반응이다. 게다가 '한끼합쇼'가 성북동, 연희동, 은평한옥마을, 한남동, 삼성동의 주택 단지 소위 말하는 '부촌'으로 불리는 곳들 위주로 찾아가는 점도 '위화감'을 느끼게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이미 한 달 가까이 방송이 이어졌음에도 여전히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엔 이러한 요인들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대가 변했는데 프로그램은 여전히 10여년 전에 머무르고 있으니 시청자들도 이에 공감할 수 없고, 시청률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됐다. 게다가 시간대 변경 역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진한 성적과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비판 속에서 '한끼합쇼'를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한끼합쇼'의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