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TDF(타깃데이트펀드) 수익률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퇴직연금 시장 핵심 상품으로 부상한 TDF(타깃데이트펀드) 시장에서 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연금 리밸런싱 시즌이 도래하면서 TDF 상품 '옥석 가리기'에 따라 점유율 판도가 갈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TDF 운용사 중 가장 많은 점유율(설정액 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TDF 시장 점유율은 33%를 차지한다.


2위는 삼성자산운용으로 16% 점유율이다. 뒤를 이어 ▲KB자산운용(15%) ▲한국투자신탁운용(11%) ▲신한자산운용(9%) ▲키움투자자산운용(4%) ▲NH아문디자산운용(3%) ▲한화자산운용(3%) 등의 순이다.
사진은 국내 TDF운용사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은옥 기자

최근 퇴직연금 시장 규모 확대로 TD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는 가운데 리밸런싱 시즌이 도래하며 TDF 시장 지각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7~9월은 상반기 수익률에 따라 퇴직연금 계좌 리밸런싱이 집중되는 시기다.

DC(확정기여)형은 반기 단위로 자산 재배분이 이뤄지고, IRP(개인형)가입자도 상반기 수익률을 기준으로 하반기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상품을 변경하거나 빈티지를 조정하는 수요가 나타나며 투자자들은 기존 TDF 상품에서 수익률이 높은 TDF로 자금을 이동하기도 한다.

상반기 성과가 실제 자금 흐름으로 직결되는 시점에서 국내 운용사 TDF들의 올해 상반기 성적표가 주목된다. TDF빈티지 2025, 2030, 2035, 2040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TDF는 대신자산운용의 대신343TDF다. 2035년 빈티지인 대신343TDF는 13.37%의 수익률로 가장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이 상품은 국내외 주식, 채권, 대체자산을 3개 축으로 구성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4단계로 리스크를 조정하는 '343 전략'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자산 배분에 나선 것이 특징이다. 연 3% 초과 수익률을 중장기 목표로 내세운 이 상품은 전술적 자산배분과 액티브 운용 전략으로 상반기 상승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기록했다.

삼성한국형TDF는 빈티지 2025와 2040에서 각각 6.42%, 8.5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 TDF는 한국 투자자에 맞춘 생애주기 자산배분 모델과 글로벌 ETF 분산 전략을 결합한 운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보수적 리스크 관리와 안정적 리밸런싱을 강점으로 전 빈티지에 걸쳐 고른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2030빈티지에서는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기본TDF가 8.0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해당 TDF는 글로벌 분산 투자와 생애주기 기반 자산배분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시장 상승 구간에서 주식 비중을 유지하며 높은 성과를 냈다.
사진은 국내 TDF 올해 수익률 TOP5. /사진=김은옥 기자

TDF는 설정 이후 수십 년간 장기 운용되는 상품인 만큼 단기 수익률뿐 아니라 자산 배분 전략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핵심 평가 기준이다. 동일한 시장 환경에서도 운용사별로 수익률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주식과 채권의 비중 조절, 리밸런싱 방식, 지역·섹터 선택 등 운용 전략의 차이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성과와 전략이 검증된 상품을 골라야 장기 수익률과 은퇴 자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TDF 시장에서 자산운용사에 요구하는 역할은 연금 자산의 유의미한 증식"이라며 "퇴직연금의 수익률제고는 상품 제공자인 자산운용사의 임무이자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에 있어 자산운용사의 경쟁 구도 역시 개별운용사의 자산 배분 역량에 집중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했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TDF는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자산운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퇴직연금 자산운용 체계가 활성화되기까지는 TDF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용 인하 등 자산운용업계의 부단한 상품개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