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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사업 호조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분기(4~6월) 매출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회사는 향후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신규 서비스로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을 본격화하며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8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2조9151억원, 영업이익은 10.3% 늘어난 52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4974억원으로 전년 대비 49.8%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검색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등 주요 사업 부문이 모두 견조한 성과를 보인 결과다.
이날 콘퍼런스콜에 나선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를 자사 서비스 전반에 적용하는 '온 서비스 AI'(On Service AI) 전략을 통해 매출 성장에 탄력이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고 부문은 '애드 부스트' 등 AI 기술을 통해 기존에 수익화가 어려웠던 비상업 키워드에서도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쇼핑 영역에서는 상품 다양성과 AI 기술이 결합돼 초개인화된 추천과 검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인 서치플랫폼(포털 검색·광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1조36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AI 기반 신규 서비스, 피드를 통한 체류 시간 증가, 광고 지면 최적화와 타깃팅 고도화 등의 영향을 반영한 수치다. 플랫폼 광고 전체는 전년 동기 대비 8.7%, 전 분기 대비 5.6% 성장했다.
네이버는 연말까지 AI 브리핑의 적용 범위를 전체 통합검색 쿼리의 20%까지 확대하고 내년에는 '대화형 AI 탭'을 새롭게 선보여 쇼핑, 로컬,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데이터 기반의 심층 검색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AI 브리핑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검색 결과를 요약하고 사용자에게 유용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이다.
커머스 부문은 전체 사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2분기 커머스 매출은 86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 증가했다. 이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의 안착, 멤버십 혜택 강화, N배송 경쟁력 확보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네이버는 올해 안에 쇼핑 전문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사용자들의 상품 탐색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국내 최고 수준의 판매자 친화적 쇼핑 플랫폼을 기반으로 방대한 상품 다양성이 AI 기술과 결합돼 초개인화된 경험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네이버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AI 쇼핑 에이전트를 선보여 사용자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3분기(9~12월)부터는 컬리, CJ대한통운과 협력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콜드체인(저온 유통망)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최 대표는 "전체 배송 품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으며 연말까지는 직계약 확대를 위한 플랫폼 개발도 마무리해 N배송 도입률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부문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 핀테크 매출은 4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이는 네이버페이의 결제액 증가와 대출비교 플랫폼의 외부 제휴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이 기간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스마트스토어 성장과 외부 생태계 확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18.7% 증가한 20조8000억원에 달했다. 대출 비교 취급액도 전년 대비 50% 늘며 빠른 성장을 보였다.
네이버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도 검토 중이다. 최 대표는 "정부 및 국회의 입법·정책 동향을 주시하며 서비스 활용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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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네이버는 향후 AI 전략의 핵심 방향도 공개했다. 우선 국내외에서 소버린 AI(Sovereign AI) 사업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 클라우드, GPU 운영, 독자 대형언어모델(LLM) 구축 등 풀스택 기술 기반을 갖추고 국내외 정부사업 및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는 정부가 소버린 AI 구축을 위해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플랫폼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네이버클라우드 중심의 컨소시엄은 발표 평가에서 '단독으로도 풀스택 AI 개발이 가능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다만 네이버는 이용자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독자 기술에만 집착하지 않고 글로벌 빅테크와의 제휴도 적극 추진 중이다. 이미 일부 서비스에는 외부의 LLM을 적용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하이퍼클로바X 개발이 글로벌 빅테크와의 제휴 전략과 충돌하지 않는다"며 "유저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외부 모델도 활용하고 있으며 이런 전략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사업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일 스페인의 최대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인 '왈라팝(Wallapop)'의 잔여 지분을 3억7700만 유로(약 6045억 원)에 인수하며 완전한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유럽 시장에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왈라팝 인수의 핵심은 데이터 확보와 C2C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라며 "AI 에이전트의 경쟁력은 데이터에 달려있는데, 왈라팝은 사용자 커뮤니티와 상품 정보, 트렌드 데이터가 결합된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