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 2025.8.27/뉴스1 ⓒ News1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찬스마다 침묵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패트릭 위즈덤(34·KIA 타이거즈)이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위즈덤은 27일 열린 KBO리그 SSG 랜더스전에서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연장 11회초 2타점 적시타를 때려 4-2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0-0으로 맞선 11회초 무사 만루에서 박찬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균형을 깼다. 그리고 위즈덤이 박기호의 직구를 때려 외야 좌측으로 타구를 날려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 한 방은 KIA의 승리를 가져온 결정적인 적시타였다.

이후 김선빈의 적시타까지 터져 4-0으로 달아난 KIA는 11회말 2점을 허용,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으나 4-2 승리를 챙겼다.


위즈덤에게도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

최근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던 위즈덤은 수많은 찬스를 놓쳐 KIA 팬들의 원성을 샀다. 27일 경기에서도 9회까지 네 차례 타석에서 삼진 3개를 당하는 등 한 번도 출루하지 못했다.

그러다 6연패 사슬을 끊는 결정적 승부처에서 존재감을 보이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위즈덤은 "마음을 비우고 '될 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간 게 도움이 됐다. 따로 구종을 생각하진 않았다.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공을 때리자고 마음먹은 게 적시타로 연결됐다"고 복기했다.

위즈덤은 홈런 30개를 때리며 이 부문 2위에 올라있지만, 냉정하게 순도 높은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득점권 타율은 0.209(110타수 23안타)에 그쳐 더 끌어올려야 한다.

덩달아 팀 성적도 좋지 않아 위즈덤에게 비판과 비난까지 쏟아졌는데, 그는 "그런 스트레스보다 어떻게 제대로 스윙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1991년 8월 27일에 태어난 위즈덤은 생일에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KIA 팬들은 그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위즈덤은 "정말 행복했다. 그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했다. 매번 좋은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승리로 화답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낯선 KBO리그에 와서 여전히 배우는 게 많다는 위즈덤은 "이 귀중한 적시타가 자신감을 얻고 반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