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Z세대 중심으로 리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중에 중고로 팔면 되니 지금 사서 잘 입으려고요."

20대 대학생 A씨는 축구 유니폼을 구매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예는 A씨만이 아니다. Z세대를 중심으로 최근 리커머스(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을 재거래하는 제품 판매)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리커머스 온라인 사이트도 과거와 달리 점점 몸집을 불리고 있다. Z세대가 리커머스 주요 고객층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팔 걸 생각하면 가성비?… 리커머스 소비가 인기인 이유

20대 대학생 A씨는 리커머스에 대해 가성비 있는 소비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아디다스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는 고객들의 모습. /사진=김인영 기자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아디다스 매장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A씨는 아디다스와 컬래버레이션 한 10만원대 축구 구단 유니폼 티셔츠를 구매하는 이유에 대해 "해당 구단 팬"이라며 "비싼 편이지만 나중에 중고로 팔고 다른 걸 사도 되니까 이 정도 가격이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리커머스 거래 경험에 대해선 "전에 신던 운동화도 깨끗한 상태를 잘 유지해서 중고로 판 적 있다"며 "신발이나 옷이 비싼 편이지만 깨끗하게 신고 입다가 중고 판매하는 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소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Z세대 중심으로 최근 리커머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양수진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Z세대의 중고 거래는 기존 중고 거래 또 다른 경향을 가지고 있다"며 "Z세대는 소유가 아닌 체험을 위해 소비하는 무소유 소비를 하기 시작하는 첫 세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본인이 적극적인 경제생활을 하지 않고 부모님들의 지원으로 기본적인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며 "옷, 가방 신발 등 본인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제품 소비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제적 독립기에 있는 밀레니얼들에 비하여 고가 패션 제품들을 구매하기 쉽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최근 한정판 등의 출시를 통해 체험소비를 부추기는 브랜드들의 오픈런 등에 접근하기에 시간과 열정을 지니고 있다"며 "Z세대는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여유뿐 아니라 시간과 체력으로 한정판 제품이나 신제품들을 소비하고 몇 번 체험한 후 시장에 되파는 형태로 또 다른 소비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Z세대의 리커머스 소비는 소유가 아닌 체험을 위한 구매이며 체험을 경험한 후에는 리커머스를 통해 다음 체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커머스 열풍에 중고 거래 온라인 사이트도 상승세

한국 리커머스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한국 리커머스 시장 연평균 성장률 데이터 그래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그래프=김인영 기자

미국 시장조서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 자료에 따르면 한국 리커머스 시장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13.3%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 리커머스 시장 상승세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9.2%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리서치앤마켓은 한국 리커머스 시장이 2029년 말까지 약 75억1000만달러(10조4546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번개장터, 당근마켓뿐만 아니라 크림, 솔드아웃 등 국내에서 다양한 리셀 온라인 사이트가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해당 플랫폼들은 중고 거래를 넘어 가품 감정과 정품 보증,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 브랜드 전용관 운영까지 도입하고 있다.

양수진 교수는 중고 거래 온라인 플랫폼 성장에 대해 "Z세대 체험 중심 소비 성향은 뒤를 잇는 알파 세대로 이동할 것"이라며 "이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더욱 적극적인 거래 행태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다만 "리커머스 플랫폼들은 진품 검수나 판매 채널에서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며 반품이나 교환 환불에 제한이 있는 등 여러 단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기존 시장이 주도하는 리커머스 플랫폼들이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하는 등 보완이 이뤄진다면 Z세대 니즈를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