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2년 만에 타 대륙 국가를 상대로 평가전을 갖는다. 우리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다.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년 동안 아시아 국가들하고만 겨뤘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내기 위한 대륙별 예선이 진행되는 과정이었고 2024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본선도 있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친선경기와 아시안컵 본선, 월드컵 2·3차예선 등을 묶어 17경기를 소화한 2024년 그리고 월드컵 3차예선 4경기와 동아시안컵 3경기를 치른 2025년 모두 아시아 국가하고만 경기했다.


아시아 대륙 외 국가와의 가장 최근 대결은 2023년 10월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전이다. 그해에는 3월 콜롬비아와 우루과이, 6월 페루와 엘살바도르, 9월 웨일스 등 남미나 유럽 국가와도 대결했는데 이후 한동안 '우물 안'에서만 싸웠다.

그렇기 때문에 9월 미국 원정경기로 진행될 두 차례 평가전 내용과 결과가 자못 궁금하다. 미국, 멕시코를 잇따라 만나는데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7일 오전 6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저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대결하고 10일 오전 10시 테네시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멕시코와 격돌한다.


'월드컵 모드'의 시작을 알리는 첫 단추로, 본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현지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귀한 평가전이다. 무엇보다 우리보다 '강한 상대'라는 게 반갑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포체티노 감독의 미국 대표팀은, 주축 선수 일부가 빠졌다고는 하지만 세리에A AC밀란 소속의 크리스천 풀리식을 비롯해 유럽 무대를 누비는 다수가 포함된 강호다. 아직 명단이 발표되지 않은 멕시코 역시 북중미 축구의 터줏대감이다. 7월 발표된 FIFA 랭킹 기준 멕시코는 13위고 미국은 15위다. 한국은 23위다.


홍명보 감독은 우리보다 강한 상대와의 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경쟁력을 파악할 예정이다. ⓒ News1 김진환 기자

2년 동안 상대했던 아시아 국가들과는 스타일도 다르고 선수 개개인의 힘과 높이, 스피드에서도 차이가 날 것이 분명하다.

홍명보 감독은 "지금까지는 본선 진출을 우선 목표로 뒀으나 이제부터는 본선을 대비하는 단계다. (본선에서 어느 정도 통할 수 있을지) 검증 단계"라면서 "강호 미국과 멕시코전을 통해 우리 선수들의 피지컬과 스피드를 체크할 계획이다. 동아시안컵에 사용한 스리백 전술도 유럽파들에게 적용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급도 수준도 달라지는 상대와의 대결을 통해 선수와 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무대라는 의미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지금은 입에 쓴 약이 필요한 때다.

어차피 월드컵 본선에서 우리가 만날 팀은 아시아 국가가 아닐 확률이 더 높다. 부지런히 다른 스타일을 경험하며 내공을 키워야한다.

대한축구협회가 10월 남미 대륙의 브라질과 파라과이를 초청하고 11월 아프리카 국가와의 평가전을 준비하며 내년 유럽 원정을 추진하는 것 역시 강한 상대와의 스파링이 본선에서 도움 되는 까닭이다. 우리 스스로 무엇이 부족한 지 알아야 채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