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내 CPU·GPU 칩의 열을 직접 냉각시키는 액체 냉각 솔루션인 LG전자 CDU(냉각수 분배 장치). /사진=LG전자

AI 데이터센터(AIDC) 시장 성장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도 핵심 기술을 앞세워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LG전자는 AI 인프라 성능과 효율성을 높여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협력을 결정했다. LS그룹은 LS일렉트릭과 LS전선을 중심으로 전력망 부문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LG전자는 전날 AI 데이터센터 에너지-냉각 통합 설루션 공동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의 전력 및 냉각시설을 최적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두 회사는 국내외 데이터센터에 통합 에너지 설루션을 제공하는 파일럿을 실행하고, 데이터센터 기술협력과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다양한 에너지 설루션과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에너지 서비스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센터 폐열 회수 및 활용 설루션 개발에도 나선다.

협업 과정에서 LG전자는 냉각 분야 경쟁력을 발판 삼아 ▲직접 칩을 냉각(DTC)하는 냉각수 분배 장치(CDU) ▲수·공랭 인버터 칠러 ▲냉각 제어 설루션 공급 및 엔지니어링을 맡는다. SK이노베이션은 전력 공급과 운영 효율화를 위해 ▲AI 기반 데이터센터 에너지 관리 시스템(DCMS) ▲보조전원(ESS 및 연료전지) 설계 ▲전력 피크 저감 설루션 등을 제공한다.

앞서도 SK이노베이션과 LG전자는 각사만의 방식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BDC와 데이터 에너지 설루션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BDC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에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270㎿)보다 훨씬 큰 규모의 시설이다.


LG전자의 경우 다양한 국가에서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 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 냉각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데이터센터에 냉각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합의했고, 냉각수 분배 장치(CDU) 공급을 위한 엔비디아 인증 절차도 밟고 있다.

LS전선 연구원들이 MV 내화 케이블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LS전선

LS그룹은 LS일렉트릭과 LS전선 등을 필두로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LS일렉트릭은 전력망 사업을 활발히 수주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에 4600만 달러(약 641억원) 규모 배전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메이저 빅테크 기업의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프로젝트로, LS일렉트릭은 마이크로그리드 내 가스 발전 설비에 대한 배전 솔루션을 맡는다.

LS전선은 국내 최초로 MV 내화 케이블 상용화에 성공, 기술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케이블은 830℃ 고온에서도 전력 공급이 가능해 AI 데이터센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교류(AC)와 직류(DC) 겸용 배전 케이블 또한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AC와 DC를 하나의 케이블로 대응할 수 있는 만큼 AI 데이터센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한편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세 가파른 만큼 기업들의 투자는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2023~2028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연평균 증가율은 11% 수준으로 추정된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데이터 전력수요를 합치면 연평균 26~36%까지 증가할 거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