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금융감독원

1년여 만에 중단됐던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가 오는 11월부터 단계적으로 재개된다.

금융감독원은 24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대폭 강화한 후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는 국내 투자자가 한국의 낮 시간대(오전 9시~오후 5시)에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2022년 2월 삼성증권이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18개 국내 증권사가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2024년 8월 5일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의 거래체결시스템이 셧다운돼 오후 2시 45분(한국시간) 이후 체결된 거래가 일괄 취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총 6333억원의 주간거래 주문이 투자자 계좌로 환원되는 대규모 사고였다.

미국 주식시장 급락에 따른 주문량 폭증으로 블루오션의 거래시스템이 처리한도를 초과한 것이 사고 원인으로 파악됐다. 이후 증권업계는 사고 재발 가능성을 감안해 8월 16일부터 미국 주간거래 서비스 제공을 동시에 중단했다.


그간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는 사고원인 규명, 주간거래 서비스 재개 결정 논의 등을 공동 대응해왔다. 블루오션은 신규 시스템을 도입해 처리속도와 거래용량을 개선했으며, 추가적으로 사고 재발 시 보상정책도 마련했다.

서비스 중단 이후 미국 현지 야간거래 가능 거래시장이 확대되는 등 주간거래 재개가 가능한 환경도 조성됐다. Moon ATS(2025년 1월), Bruce ATS(2025년 3월) 등이 미국 현지 야간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2026년 하반기부터는 NYSE, 나스닥 등 미국 정규거래소를 통한 주간거래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6가지 핵심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거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복수 거래채널 확보 ▲롤백 시스템 구축 ▲충분한 주문 테스트 등 3가지 조치를 시행한다. 국내 증권사는 주간거래 재개 시 2개 이상의 미국 현지 브로커 및 대체거래소와 주문 회선을 연결해야 한다. 기존에는 1개 ATS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거래가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1개 ATS 또는 1개 해외브로커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거래가 가능하도록 개선됐다.

거래 오류·장애 발생 시 투자자 잔고 복구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롤백(roll-back) 시스템 구축도 의무화했다. 사전 점검리스트를 마련하고 주문 접수부터 체결·결제에 이르는 모든 과정과 신규 ATS 연결 안정성, 복수 ATS와 브로커 간 전환 기능까지 종합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주간거래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고지 ▲국내 증권사 보상체계 마련 ▲장애 대응 매뉴얼 정비 등 3가지 조치가 시행된다. 주간거래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투자자가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설명서 등을 통한 사전 안내도 강화할 방침이다.

사고 발생에 대비해 자사 시스템 오류 등에 따른 투자자 손실에 대한 명확한 보상기준·절차 마련도 의무화했다. 증권사별로 장애 유형별 시나리오를 구체화한 대응 매뉴얼도 마련하고, 유사시 신속 대응을 위해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와의 비상연락망도 구축하게끔 조치할 예정이다.

서비스 재개를 희망하는 증권사는 회사별 준비 상황 등에 맞춰 2025년 11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주간거래 서비스를 재개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주간거래 재개와 관련해 국내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되도록 적극 유도할 계획"이라며 "거래 재개 이후 내부통제 미흡 등으로 대규모 전산사고 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