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추석연휴 기간(10월2~12일)에 일평균 22만3000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추석 연휴 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김모 씨는 트래블카드에 달러가 여전히 남아 있어 고민에 빠졌다. 환전하기에는 수수료가 아깝고 귀찮지만 놔두자니 손해 보는 기분이 든다. 연휴 기간 해외 결제에 유용했던 트래블카드가 귀국 후에는 애물단지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트래블카드는 대부분 외화를 충전할 때는 환전 수수료가 무료지만 다시 원화로 바꾸는 재환전 과정에서는 0.5~1% 안팎의 수수료가 붙는다. 여기에 환율 변동까지 겹치면 생각보다 손해가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1000달러를 재환전할 경우 환율 시세에 따라 3만원 가까이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환율이 하루 사이에도 크게 움직이는 만큼 시세를 확인하지 않고 바로 환전하면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남은 외화를 외화예금에 넣어두는 '환테크'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달러는 미국의 강달러 기조 덕분에 원화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기대할 수 있고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유로화 역시 일정 수준의 이자가 붙지만 엔화는 금리가 사실상 제로여서 환차익에 더 무게가 실린다. 작은 금액이라도 전략적으로 관리하면 생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금융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나카드는 최근 '트래블로그 외화통장'을 내놓으며 외화 하나머니를 충전하거나 환급해 수수료 없이 환전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하나은행을 통해 이자를 지급받고 하나증권 계좌를 통해 해외 주식 투자까지 연결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 다른 선택지도 있다. KB국민카드가 제공하는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KB Pay(페이) 앱에서 외화머니를 충전하면 최대 200만원까지 56종 통화를 자유롭게 환전할 수 있고 재환전 시에도 환율 우대 100% 혜택이 그대로 적용돼 남은 외화를 원화로 되돌릴 때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일상화된 만큼 트래블카드나 외화통장을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니라 예금·투자·혜택을 결합한 상품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환율과 수수료를 꼼꼼히 따져 남은 외화를 생활 속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