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수십억달러 규모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 라이선스를 발급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5월16일 UAE 아부다비 카르스 알 와탄에서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셰이크 칼레드 빈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와 대화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 상무부가 수십억 달러 규모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는 것을 승인했다.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미 상무부 산업안전국이 지난 5월 미국과 UAE가 체결한 AI 협정 조항에 따라 엔비디아에 수출 라이선스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지난 5월 UAE가 향후 10년 동안 미국에 1조4000억달러(약 1995조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이 투자 협정은 UAE가 수입하고자 하는 미국산 AI 반도체 가치만큼 미국에 투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 중국 기술적 영향력을 견제하고 미국 AI 기술 패권을 공고히 하려는 이른바 'AI 외교' 전략 일환이다.

미국은 최첨단 기술을 중동에 안정적으로 공급해 UAE와 같은 전략적 파트너가 중국 화웨이 등과 손잡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AI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 정책은 중동에서 중국을 몰아내는 것"이라며 "이전 행정부 정책은 이들 (중동) 국가를 중국의 품으로 밀어 넣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UAE에 수출되는 반도체는 아부다비에 건설될 세계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 허브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UAE 국영 AI 기업인 G42에 대한 반도체 수출은 라이선스에서 제외됐다. 5월 협정 기준 G42는 매년 첨단 AI 반도체 10만개를 할당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G42가 과거 중국 기술기업·정보기관과 협력한 정황이 있어 이번 거래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