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0월30일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을 두 축으로 하는 계열분리를 선언했다. /그래픽=머니S DB

신세계그룹이 계열분리를 선언한 지 1년이 지났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지분 증여로 지배구조상 분리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SSG닷컴 등 일부 계열사들의 공동 지분 정리가 마지막 퍼즐로 지목된다. 계열분리 착수와 함께 회장직에 오른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지난 1년간 공간 혁신 전략을 추진하며 백화점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0월30일 이마트 중심의 신세계그룹과 백화점 중심의 ㈜신세계의 계열분리를 선언했다. 이후 지난 5월30일 이명희 총괄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 10.21%를 정유경 회장에게 증여하며 계열분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작업이 마무리됐다.


완전한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양사가 지분을 함께 보유한 SSG닷컴과 신세계 의정부역사의 지분정리가 필요하다.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를 원하는 친족 기업은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 지분 3% 미만, 비상장사 기준 10% 미만 등의 기준을 충족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SSG닷컴의 최대주주는 지분 45.58%를 보유한 이마트로 ㈜신세계의 지분율은 24.42%다. 신세계 의정부역사는 ㈜신세계와 자회사인 광주신세계가 각각 지분 27.55%, 25%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자회사인 신세계건설도 지분 19.9%를 가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SSG닷컴 등의 지분 정리 작업과 공정위 심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완료 시점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르면 내년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의견부터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분리 요건을 충족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상황을 단정할 수 없다"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간 혁신 속도… 신세계백화점, 랜드마크로 재탄생

계열분리와 함께 취임한 정유경 회장은 '명동 타운화' 등 백화점 리뉴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개관한 '더 헤리티지'. /사진=신세계백화점

계열분리와 함께 승진한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의 '공간 혁신'에 집중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강점인 '공간'을 살려 고객들에게 대체 불가능한 경험을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명동 타운화'를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옛 제일은행 건물을 복원해 럭셔리 부티크 '더 헤리티지'를 개관했고 오는 11월 본관을 명품·잡화 중심으로 리뉴얼한 '더 리저브'를 선보인다. 패션 및 식음료 위주의 신관 '디 에스테이트'는 내년 7월 공개된다.

강남점에는 약 1만9385㎡(60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식품관을 조성했다. 지난해 2월 디저트전문관 '스위트파크', 6월 프리미엄 다이닝 '하우스 오브 신세계', 지난 2월 '신세계 마켓', 8월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이 문을 열었다.

지방 점포도 특색있는 리뉴얼을 통해 랜드마크로 육성하고 있다. 의정부점은 지난달 5층 여성패션 전문관을 리뉴얼하며 '영패션' 브랜드를 강화했고 센텀시티점도 면세점 공간에 복합 콘텐츠 매장을 새롭게 조성했다. 천안아산점은 지난달 푸드스트리트를 재단장하며 서울 주요 상권의 인기 F&B 브랜드를 처음으로 들여왔다. 광주신세계(2028년), 수서점(2029년), 송도점(2030년) 등 대형 리뉴얼 프로젝트도 예정돼 있다.

리뉴얼 효과에 매출 '껑충'… 강남점 전국 1위·센텀시티점 지방 1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올해 상반기 백화점 단일 점포 매출 1위를 유지했다. 사진은 강남점 지하 1층 '하우스 오브 신세계'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지속적인 투자로 수익성은 둔화했다. 올 상반기 신세계백화점의 영업이익은 1789억원으로 전년 대비 9.3%(166억원) 감소했다. 리뉴얼 등으로 감가상각비가 64억원 늘어난 탓이다.

반면 매출은 5조77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강남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 약 1조6947억원을 기록하며 백화점 단일 점포 매출 1위를 유지했다. 식품관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5% 늘었다. 센텀시티점도 지난해 국내 3위에 등극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지역 1위에 올랐다. 지역 점포 최초로 2년 연속 거래액 2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리뉴얼 효과에 힘입어 백화점 부문이 신세계의 성장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본다.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신세계의 올해 3분기 예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1조637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4.68% 늘어난 1068억원으로 예상됐다.

장민지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말 본점 리뉴얼 효과가 더해질 경우 향후 백화점 매출 성장률 가시성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지난 1분기 본점 외국인 매출 비중이 18% 수준임을 감안할 때 리뉴얼 완료 시 외국인 매출 확대가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