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구청 전경/사진=영도구

내년 6월 치러지는 부산 영도구청장 선거 구도가 '거물급 주자'들의 맞대결로 압축되면서 지역 정가가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4선 시의원에 부산시의회 의장까지 지낸 안성민 의장이 사실상 출사표를 던지면서 2022년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철훈 전 구청장과의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선수' 등판에 쏠리는 눈… 안성민, 24년 만의 재도전


지역 정가에서는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의 차기 영도구청장 도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4선 시의원을 지내며 쌓은 풍부한 의정 경험과 전·후반기 시의회 의장을 모두 역임하며 다진 정치적 중량감은 다른 후보군을 압도한다는 평가다.

특히 조승환 국회의원(중·영도)과의 깊은 신뢰 관계는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서 '안성민 대세론'에 힘을 싣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안 의장은 지난 2002년 영도구청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불과 10여 표 차이로 석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24년이라는 긴 세월을 돌아 다시 한번 구청장직에 도전하는 만큼 그의 출마는 개인적인 '한풀이'를 넘어 영도 발전을 위한 마지막 봉사라는 명분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현역인 김기재 구청장이 재선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구의회 의장과의 물리적 충돌과 해당 행위 논란 등으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어 공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당내 교통정리가 자연스럽게 안 의장 쪽으로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와신상담' 김철훈, "검증된 일꾼" 내세워 설욕전 준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철훈 전 구청장이 일찌감치 차기 주자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구정을 이끌었으나 2022년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한 그는 지난 3년간 물밑에서 지역 기반을 다져왔다.

3선 구의원과 7기 구청장을 지내며 쌓은 풍부한 행정 경험은 그의 강점이다. 그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지난 4년간의 구정 성과와 안정적인 행정 운영 능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영도구가 전통적인 보수 텃밭이면서도 호남·제주 출신 이주민이 많아 민주당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은 김 전 구청장에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성민 의장과 김철훈 전 구청장 모두 영도에서 오랜 기간 정치적 기반을 다져온 만큼 두 사람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그야말로 영도 정치의 명운을 건 한판 승부가 될 것"이라며 "관록과 정치력을 앞세운 안 의장과 행정 경험과 안정감을 내세운 김 전 구청장 중 누가 영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