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출범 7개월 만에 거래량이 386배, 거래대금이 546배 느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시간 확장과 낮은 수수료, 기존 거래소 대비 유연한 거래 환경이 투자자 유입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24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넥스트레이드 거래량은 1억6780만9000주를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11조270억400만원이다.
이는 지난 3월4일 넥스트레이드 첫 거래일 대비 각각 386배, 546배 늘어난 수치다. 당시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은 43만4000주, 거래대금은 202억400만원을 기록했다.
점유율도 빠르게 성장하며 한국거래소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넥스트레이드의 한 달 거래량은 38억3266만주, 거래대금은 166조5550억7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전체 거래량은 297억5668만1000주, 거래대금은 423조4272억46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넥스트레이드의 시장점유율은 거래량 기준 약 13%, 거래대금 기준 39%로 나타났다.
출범 첫 달인 지난 3월 넥스트레이드의 한 달 거래량은 3억1862만9000주, 거래대금은 13조5633억34만원을 나타냈다. 같은 달 한국거래소의 한 달 거래량은 240억9232만1000주, 거래대금 343조5148억3200만원이다.
지난 3월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 점유율은 1.3%, 거래대금 점유율은 4%였다. 지난 3월 대비 9월 넥스트레이드의 점유율은 각각 10배, 9배 이상 상승했다.
넥스트레이드의 이같은 성장 요인은 ▲한국 거래소 대비 낮은 수수료 ▲거래시간 확장 ▲체결 효율성·속도 향상 ▲시장가·지정가 유연성 등으로 풀이된다. 기존 거래환경 대비 획기적인 변화가 투자자 니즈를 충족했고 이는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넥스트레이드 수수료는 메이커(지정가 주문) 0.001%, 테이커(시장가 주문) 0.0018% 수준으로 한국거래소 수수료 0.0023% (단일요율)보다 20~40%가량 저렴하다.
거래시간도 한국거래소 대비 약 2배에 달한다.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3시30분까지 정규장을 운영하는 반면 넥스트레이드는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 동안 ▲메인마켓(오전 9시~오후3시30분) ▲애프터마켓(오후3시30분~오후8시)로 하루 12시간 운영한다.
체결 속도와 호가 경쟁력 역시 기관과 전문 투자자 유입의 배경으로 꼽힌다. 넥스트레이드는 자체 매칭엔진 구축을 통해 한국거래소 대비 평균 체결지연을 약 20~25% 단축했다. 또 IOC(즉시 체결 또는 취소)와 FOK(전략 즉시 체결 또는 전량 취소)등 글로벌 거래소에서 통용되는 TIF(주문 유효기간) 옵션을 모두 지원해 거래 효율성을 대폭 높였다.
이 같은 강점이 맞물리면서 넥스트레이드는 단순 보조시장이 아닌 실질적 경쟁시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넥스트레이드의 향후 성장세도 기대된다.
넥스트레이드는 오는 27일부터 프리·메인·애프터마켓 전 구간에 참여하는 증권사가 19곳에서 31곳으로 확대된다. 상상인증권·리딩투자증권·흥국증권이 신규로 합류하고 카카오페이증권·IBK투자증권·부국증권 등 9곳이 메인마켓으로 참여 범위를 넓힌다. 전체 거래에 참여하는 증권사가 늘어나면서 투자자 선택권 확대 및 거래비용 절감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거래시간 연장과 낮은 수수료 제공 등이 기존 주식시장에 패러다임을 가져올 수 있었다"며 "기존 시장에서 제공할 수 없었던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한 것이 성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증권사 등과 협의를 통해 신서비스를 모색하고 기존 서비스도 더욱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도 넥스트레이드의 약진에 맞서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래소는 오는 12월15일부터 내년 2월13일까지 두 달간 주식 거래 수수료를 20~40% 인하해 넥스트레이드와 사실상 동일한 수준의 요율(메이커 0.00134%, 테이커 0.00182%)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거래시간 확대와 시스템 효율성 개선, 주문 유형 다양화 등 추가 개편안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넥스트레이드 출범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거래시장 경쟁 환경 조성과 서비스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중대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 투자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동시에 거래 서비스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제고하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시장 전반의 혁신과 효율성 제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