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26일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와 외교·안보 분야를 포괄하는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 가능성을 열어두며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에서 막판 줄다리기를 진행 중이지만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지난 1차 정상회담에서 큰 틀의 합의가 이미 완료됐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 수준으로 우라늄 농축할 수 있는 권한을 우리가 갖는데 대해선 미국 측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과 인터뷰에서 관세협상과 관련 "집중적으로 조정해서 조금 좁혀졌지만 여전히 주요 쟁점들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대통령께선 '경제적 합리성', 그다음으로 '국익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협상하라'는 상당히 강한 훈령을 주고 계시다"고 말했다.
그는 "그 훈령에 따라서 지금 마지막 조정을 위해 협상팀들이 분투하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타결될 수 있는지는 사실 저도 확신하지는 못한다. 그저 성과를 내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상 간 '톱다운' 방식으로 타결될 가능성과 관련해선 "대개 정상회담에서 주고받기 네고(협상)하기 보다는 사전 준비를 해서 정상회담이 일종의 화룡점정의 장이 된다"며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특이한 협상가 기질을 가지고, 우리 대통령도 협상가 기질을 가졌지만 실무진이 사전 조정을 해서 마무리 짓는 것을 선호한다. 그 자리가 화룡점정이 되기를 기대하는데 두고 보시자"고만 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해 APEC 정상회의 이후에도 협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선 "그 시기를 손쉽게 흘려 넘기겠다는 것은 아니고, 국익이 최우선 아니겠느냐는 취지"라며 "국익을 지키기 위해 협상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안보 패키지 딜 발표 ▲안보 패키지 딜 발표 ▲합의사항 미발표 등 3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협상 중이라고 했다.
위 실장은 "팩트시트도 문서 중 하나의 형태인데, 팩트시트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하는 형태도 있고, 합의나 마찬가지인 공통의 문서인 조인트 팩트시트도 있다"며 "그러한 문서 작업들을 해왔고, 안보 분야는 대체로 그런 문구들이 공통으로 양해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세 분야에서 공통의 문서로 이르지 못한 것이다. 그게 나오면 (관세·안보 분야 패키지 딜이)다 되는 것"이라며 "문서 작업도 추진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관세는 문서 작업이 완료될지 모르겠다. 노력 중이다. 안보 분야는 문서작업이 돼 있다. 그걸 공표할 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안보 협상 분야의 쟁점 중 하나로 꼽힌 원자력 협정 개정 문제와 관련해선 "그 부분은 협상에서 한미 정상회담때 대체로 양승(헤아려 승낙하다)이 이뤄졌다. 안보 패키지의 일부"라며 "관세는 별도 관세 패키지의 일부인데 투자도 있고 관세 인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건 완결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정상회담에서 둘 다 완결지어 발표하고 싶었는데 관세가 안 돼서 보류됐다"며 "이번에 관세가 잘 되면 한꺼번에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별도로 할지, 양쪽 될 때까지 기다릴지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우라늄 농축 권한을 확대하는 원자력 협정 개정과 관련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받고 있다"면서 "일본은 둘 다 갖고 있다. 우리가 모델로 하는 게 일본이다. 미국에 일본과 유사하게, 동일하게 허용해 달라고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