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높이면서 신용대출금리가 주담대 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지난 9월 신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4.30%로 주담대 평균 금리(4.12%)와 0.18%포인트(p) 차이였다.
지난해 9월 신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평균 연 4.91%로, 주담대 평균 금리(3.95%)보다 1%p 가량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두 금리 간 격차는 0.82%p 좁혀진 것이다.
통상 일반적으로 담보가 있는 주담대는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다.
대출금리에 포함하는 가산금리는 고객의 신용등급이나 담보 종류 등 신용 프리미엄을 고려해서 정한다.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확실치 않아 돈을 떼일 위험도가 높으면 가산금리를 높여 받는다. 그렇지 않으면 가산금리를 낮춘다는 의미다.
담보가 있는 주담대는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보다 위험도가 훨씬 떨어지기 때문에 가산금리도 낮아져 전체 대출금리가 저렴하게 측정한다.
하지만 최근 신용대출 금리와 주담대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은 정부의 연이은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높게 유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담대 수요 조절을 위해 위해 은행들이 주담대 가산금리를 올린 영향이다.
금융당국이 대출 총량제를 중심으로 은행에 가계대출 증가세를 제한하라고 지침을 내리면서 주담대의 가산금리가 다른 대출보다 더 많이 올랐다.
이 영향에 전체 주담대 대출금리도 신용대출 금리와 비슷하거나 더 높게 책정됐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에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7330억원으로 한 달 새 9251억원 급증했다.
이는 올해 6월(1조876억원)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역전은 단순히 시장 현상이 아니라 정책이 만든 결과"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