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카티스가 최근 200% 무상증자 발표와 양자암호 기반 신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투자 심리 개선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라는 호재가 겹치며 주가는 급등세를 보인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이러한 화려한 포장 뒤에 가려진 '실속 없는 사업 구조'와 '지속적인 영업 적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카티스는 지난 12일 보통주 1주당 신주 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총 발행주식수는 기존 1910만주에서 5344만주로 약 180% 증가한다. 회사 측은 '주주가치 제고와 유동성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며 '차세대 통합보안 플랫폼 구축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카티스는 양자암호 기반 차세대 경계방어 보안시스템 '엑시퀀트 1.5'를 출시하며 신사업 드라이브를 걸었다. 내년 상반기엔 사족보행 로봇과 드론을 연결한 외곽 경계방어 시스템까지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를 국가주요시설 및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이달 초 2000원대였던 카티스의 주가는 12일 종가 기준 3700원까지 치솟으며 '테마주' 대열에 합류했다.
연구개발 투자 연간 20억원 수준 그쳐
문제는 신사업에 대한 실질적 투자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카티스의 연구개발비는 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억원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비도 20억원 수준이다. 양자암호 기반 차세대 보안시스템을 개발하고 로봇·드론 연계 기술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에 비해 R&D 투자는 턱없이 부족하다.실제 성과는 더 미미하다. 경계선침입탐지시스템(PIDS) 관련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억원으로 전체 매출(141억원)의 5.6%에 불과했다.산업인프라 보안과 관련된 'AxiLog 플랫폼 매출액은 2024년 상반기 43억원에서 2025년 상반기 29억원으로 오히려 32.5%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5억원, 당기순이익은 -1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3억원으로 현금 창출 능력마저 의심받는 상황이다. 본업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사업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투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상증자로 신사업 투자 여력 더 줄어
새로운 사업을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뒤따라야 함에도 무상증자를 진행한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025년 6월 말 기준 카티스의 자기자본은 314억원이며, 이 중 이익잉여금은 133억원, 자본잉여금은 177억원이다. 이번 무상 증자로 자본잉여금은 142억원까지 줄어든다.자본잉여금은 향후 필요시 손실 보전에 사용될 수 있는 일종의 비상금이다. 영업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깎아 주식 수만 늘리는 것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 투자보다는 일시적인 주가 부양에 방점을 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배경이다.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총차입금은 2024년 말 133억원에서 2025년 상반기 150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부채는 늘고 자본잉여금은 줄어드는 악순환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청사진은 화려하지만 실질적 R&D 투자나 매출 성과는 미미하다"며 "영업 적자 상황에서 자본잉여금을 활용한 무상증자는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단기 주가 부양이 목적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본지에서는 카티스에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담당자와 통화를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