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손님 커피를 훔쳐 마시던 앵무새가 알고 보니 지구상 4000여마리 남은 멸종위기종으로 추정됐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소재의 한 카페에서 구조된 앵무새의 모습. /사진=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카페에서 손님의 커피를 훔쳐 마시다 경찰에 구조된 앵무새가 지구상 4000여마리 남은 멸종위기종으로 추정된다.

지난 16일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소재의 한 카페에서 앵무새가 구조됐다. 성별 및 연령 추정은 어렵고 외상은 없는 상태다. 털이나 건강은 양호한 편이다. 협회는 공고를 통해 이 앵무새의 원소유주를 찾고 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3시20분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카페에서 앵무새가 커피를 훔쳐 마시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해당 앵무새를 구조한 후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로 인계했다.

해당 카페 사장 조씨(34)는 "(앵무새가) 처음 카페에 온 건 정오쯤이었고 오후 3시쯤 한 번 더 왔다. 손님이 커피를 두고 밖에서 통화 중이었는데 새가 갑자기 올라와 커피 마시고 있는 것을 옆 손님이 사진을 찍어 알려주셨다"면서 "(앵무새가) 와서 커피를 마셨는데 목이 말라서 그런 줄 알고 손님이 물을 좀 달라고 해서 종이컵에 물을 따라줬는데 물을 마시더라. 이후 먹을 것도 줬다. 손님이 만지는데도 앵무새가 가만히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앵무새는 노랑머리아마존앵무로 추정된다. 멕시코와 온두라스 등 중앙아메리카 국가 출신으로 지구상 4000여마리 남은 개체로 알려졌다. 노랑머리아마존앵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Ⅰ에 등재된 종이라 개인 입양이 불가능하다.


협회 관계자는 "원소유주가 나타나지 않으면 국립생태원으로 이동하게 될 것 같다"면서 "정확한 종 판별을 위해서는 영등포구청을 통해 한강유역환경청에 요청해야 한다. 종 판별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