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이 길고양이를 입양한 사람을 향해 분노 글을 남겼다가 되레 누리꾼에게 질타 받았다. 사진은 길고양이의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길고양이를 입양한 사람에게 "모두의 공유물을 가로채 사유화했다"며 비난한 캣맘이 되레 누리꾼에게 비판받았다.

지난 22일 여러 SNS에는 '지금 난리 난 길고양이 분양'이란 제목으로 길고양이 입양자 A씨와 캣맘의 갈등 사연이 확산했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최근 한 하천 인근에 살던 길고양이를 책임지고 키우기 위해 집으로 데려갔다. A씨는 고양이를 돌봐오던 주민들이 고양이가 갑자기 사라진 것에 대해 걱정할까 봐 짧은 손 편지도 남겼다.


편지에서 A씨는 "다름이 아니라 여기에 있던 고양이가 보이지 않아 혹시라도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 글을 남긴다. 고민 끝에 그 친구를 입양하기로 했다. 병원에서 검진도 받았고 염증 수치가 높게 나와 약 먹으며 잘 치료 중이다. 그 친구의 이름은 '미소'"라며 "그동안 미소를 예뻐해 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드린다. 끝까지 책임지고 잘 돌보겠다"고 전했다.

그러자 한 캣맘은 편지 아래에 "이 고양이는 여러 사람의 아이다. 고양이가 잘 있는지 꾸준히 알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6월19일 내일 밤 10시에 이 자리에서 만났으면 한다"며 "내일 기다리고 있겠다"고 A씨에게 만남을 요구했다.

A씨와 캣맘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캣맘은 SNS에 "이 아이 꼬미(미소)는 보통의 길냥이와 다르다. 길 생활이 힘들다는 건 편견이다. 날 때부터 사람들이 챙겨주던 그 장소를 아주 사랑하던 아이다. 천 옆에서 살아서 모두가 밥을 주고 모두가 챙겨주던 무릎 냥이, 우리 동네의 마스코트 고양이"라면서 "태어났을 때부터 6개월간 매일 챙겨주시던 분들이 한둘이 아니다. 어쩌면 6개월, 평생 살던 이곳이 그리워서 밖으로 도망쳐 나와 그 먼 곳에서 길 잃은 고양이가 될지도 모른다. 그저 어떻게 사는지 당근에 가끔 사진이라도 올려주셨으면 한다. 아니면 저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연락 부탁드린다"고 A씨에게 한 번 더 연락을 요구했다.


그런데도 캣맘은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하자 "내 메시지를 무시한 채 본인이 써놓은 메시지마저 떼갔다. 꼬미(미소)가 완전히 세상에 없는 것처럼 자취를 없애버렸다. 전쟁이다. TNR(중성화수술)을 시킨 모두의 공유물을 독점한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면서 "그 고양이는 '길 위에 방치된 존재'가 아니었다. 태어날 때부터 중성화 수술, 매일 3시간 이상 급식, 놀이, 병원까지 함께한 사람이 있었고 그 시간은 고양이에게 기억이자 신뢰였다. 그런 아이를 아무 협의 없이 '내가 키우겠다'며 데려간 건 '돌봄'이 아니라 '사유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성화도 하지 않은 사람이 데려갔다는 건 더욱더 말이 안 된다"며 "보호는 책임에서 시작되고 소유는 절차로 이뤄져야 한다. 누구도 사랑만으로, 남의 관계를 가로챌 수 없다. 그건 구조가 아니라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했다면 아쉽지만 응원해 줘야지. 힘든 길거리 생활을 고양이한테 강요하는 게 말이 되냐" "그랬으면 자기가 데려가서 키우지" "캣맘이 절차 운운하는 거 돈 달라는 뜻이다. 파양 시 수천만원 보상해야 한다는 조항 같은 거 안 써서 저러는 거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캣맘을 질타했다. 이후 캣맘은 비판이 계속되자 자신이 쓴 글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