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11월24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록밴드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45세.
프레디 머큐리는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록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프런트맨'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에이즈(AIDS) 진단을 받아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중 영국 런던 켄싱턴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사망 하루 전 에이즈(AIDS) 고백… "음악으로 기억되고파"
머큐리는 1946년 탄자니아 잔지바르에서 태어나 인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다 런던으로 이주해 예술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1973년 4인조 록밴드 퀸을 결성했다.퀸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사운드로 세계 음악사를 새로 썼다. 1975년 발표한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 음악 차트에서 무려 9주간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위 윌 락유' '위 아 더 챔피언스' '섬바디 투 러브' 등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을 남겼고 경기장 응원가·광고·영화 OST로 재소환되며 지금까지도 막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퀸은 록 음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머큐리는 클래식, 오페라, 하드록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음역과 무대 장악력으로 퀸의 아이콘이자 밴드의 정체성 그 자체였다.
그러나 머큐리는 1980년대 중반 이후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다. 결국 공연을 중단한 그는 사망 하루 전 직접 에이즈(AIDS)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머큐리는 "저는 에이즈 양성 판정을 받았다. 주변 사람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이 정보를 지금까지 비공개로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충격적인 발표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머큐리는 다음 날 세상을 떠났다. 그는 생전 병을 숨긴 이유에 대해 "음악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생애 재조명… 식을 줄 모르는 인기
그의 죽음은 세계적인 충격을 불러왔고 이후 에이즈 인식 개선 운동이 글로벌 차원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머큐리가 남긴 업적은 지금도 기록을 경신 중이다. 퀸의 누적 음원·음반 판매량은 전 세계적으로 수억 장에 이르며 '보헤미안 랩소디와 '돈 스탑미 나우' 등은 스트리밍 시대에도 꾸준히 차트를 역주행한다.
특히 2018년 개봉한 퀸 전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전 세계 9억달러(약 1조 3279억5000만원) 이상의 흥행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퀸 신드롬'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만 99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는 머큐리의 삶과 음악, 그리고 밴드의 서사를 재조명하며 젊은 세대에게까지 팬층을 넓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머큐리가 세상을 떠난 지 34년이 지났지만 그의 목소리와 노래는 여전히 무수한 공연장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음악이란 무엇인지, 그는 여전히 답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