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한해총)가 국내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운송 선사인 현대LNG해운의 해외 매각 추진과 관련해 강력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해총은 1일 성명서를 내고 "국가 에너지 공급망과 해운 안보를 근본부터 흔드는 결정"이라며 정부 차원의 매각 저지를 요구했다. 현대LNG해운은 인도네시아 기업을 포함한 해외 자본으로의 매각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해총은 "삼면이 바다인 한국에서 해운은 사실상 제4군(軍)의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안보 자산"이라며 "원유·가스 등 전략물자의 물동량을 100% 해운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국가 핵심 선사가 해외 기업에 넘어가는 것은 에너지 공급망 붕괴로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현대LNG해운의 대주주인 IMM PE 등 사모펀드 측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인도네시아 기업을 포함한 해외 자본 매각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LNG해운은 LNG 운반선 12척,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6척을 운영하며 한국가스공사의 수입 물량을 전담하는 국내 대표 LNG 수송 전문 선사다.
한해총은 해외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국가 전략물자 운송자산의 해외 유출 ▲LNG 운송 전문 인력·기술·운항 노하우 상실 ▲비상시 선박 징발 차질 등으로 국가 안보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한해총은 국적선사의 LNG 적취율이 현재 38.2%에서 2029년 12%, 2037년에는 사실상 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현대LNG해운마저 해외 자본에 넘어간다면 LNG 공급망 붕괴는 시간문제"라고 했다. 가스공사 장기운송계약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해외 매각 추진은 정부 정책 기조와도 충돌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국정과제에 '핵심 에너지 운송 국적선 이용률 70% 이상 유지 및 핵심 선박 해외 매각 방지'를 명시했으며 해양수산부도 관련 법제화를 검토 중이다.
한해총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홍해 사태 등으로 원자재 운송이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는 현실을 거론하며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해총은 "에너지가 무기화되는 국제 정세에서 국적 선사가 빠져나간 에너지 안보는 성립할 수 없다"며 "현대LNG해운 매각은 다른 핵심 에너지 운송선사까지 흔드는 도미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100만 해양산업 종사자를 대표해 정부가 현대LNG해운 해외 매각을 반드시 차단하고 국가 전략물자의 안정적 공급망 유지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