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중국은 매년 350만명의 이공계 인재를 배출하고 인공지능(AI) 기업의 개발 속도도 한국보다 두배 빠르다"며 "리소스(자원)와 속도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우리가 모든 영역을 다 하겠다는 전략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4회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공동 세미나 'AI기반의 성장과 혁신'에 참석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중국은 매년 350만명의 이공계 인재를 배출하고 인공지능(AI) 기업의 개발 속도도 한국보다 두배 빠르다"며 "리소스(자원)와 속도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우리가 모든 영역을 다 하겠다는 전략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리소스를 모아 민간이 주도권을 놓치지 않도록 정책과 투자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5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제4회 BOK(한국은행)-KCCI(대한상공회의소) 세미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의 특별대담 중 이같이 말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향후 5년 내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AI가 국가 성장의 마지막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진단 하에 집중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발언이다.


이번 세미나는 'AI 기반의 성장과 혁신'을 주제로 글로벌 환경 속에서 AI를 활용한 산업 혁신과 기업 성장 생태계 구축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대한상의와 한국은행은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 모색을 위해 2023년부터 정기적으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해 왔으며 이번이 네번째다.

최 회장은 "국가·기업·경제·삶의 질에 관련된 모든 문제에 AI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제는 대한민국만의 AI 경쟁 전략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AI 인프라 투자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며 민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의 자본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20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확보해야 한다"며 "1GW당 비용이 약 70조원이니 7년 안에 1400조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단일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국가·민간·글로벌 자본이 모두 참여하는 구조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AI 경쟁력의 핵심으로는 '인재 전략'을 꼽으며 기존 조직 운영 방식의 전환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 시대에는 AI를 원래 쓰고, 어떻게 사용되고 움직여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들이 조직을 설계하고 거버넌스(관리)를 해야 한다"며 "젊은 친구들이 들어와 AI 컴퍼니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기존 비효율을 어떻게 개선하고 혁신해야 하는지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AI 산업에서는 집중과 속도전이 필수이며 이를 위해 국가가 제도적으로 풀어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한국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최 회장이 많이 이끌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