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022년 국민의힘뿐아니라 민주당과도 접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윤영호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장 모습. /사진=뉴시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목적으로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022년 당시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과도 접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뉴스1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열린 업무상 횡령 등 혐의 사건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았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교단 행사인 '한반도 평화서밋'을 앞두고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과도 접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통일교는 이 행사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의 면담을 주선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본부장은 "2017~2021년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다"며 "평화서밋 행사를 앞두고 현 정부의 장관급 네 분에게 어프로치(접근) 했고 그중 두 명은 한 총재에게도 왔다 갔다"고 말했다.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조사 중 국회의원 리스트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검팀과) 면담할 때 수사보고서에서 충분히 말했다. 한쪽에 치우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일교 한 간부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측에 접근하려 했다는 녹취도 있다고 주장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전달한 것을 두고는 한 총재의 지시를 따른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윤 전 본부장은 "(김 여사 선물이)개인적인 이득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영부인과 원만한 관계로 통일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그는 '가방과 목걸이 구입 자금 출처가 한학자 총재의 개인금고에서 나온 걸로 생각했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저는 한 총재 금고를 본 적이 없고 특검이 말하는 중에 알게 됐다"며 "다만 특활비처럼 해마다 겨울쯤 되면 어느 부분을 주고 그걸 보관했다가 쓴다"고 했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의 변론을 오는 10일 마무리하고 결심 공판을 열기로 했다. 당초 재판부는 이날 결심 공판을 진행하려 했으나 검찰이 제시한 녹취서를 받고 의견을 내겠다는 윤 전 본부장 변호인의 요청으로 한차례 연기했다.

윤 전 본부장은 김 여사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할 목적으로 전씨에게 20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두 개와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 등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