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태 주식운용 대표가 2026년 글로벌 주식 전망을 내놨다. 사진은 조슈아 크랩 대표. /사진=이예빈 기자

조슈아 크랩(Joshua Crabb)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가 내년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해 불확실 속 아시아는 장기 성장성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가진 시장이라고 평했다.

10일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로베코 2026년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조슈아 대표는 세계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좋은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현재 좋은 상황이고 유럽도 반등, 중국의 경우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있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또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태에서 실적이 따라오지 못하면 부정적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베코운용은 전 세계의 모든 자산군에 투자하고 있다. 그 중 로베코운용은 현재 시점에선 신흥시장, 아시아 주식, 채권 등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조슈아 대표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신흥국 총수익률을 나타낸 차트를 보며 "시기별로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실적이 더 좋거나 나쁘거나 반복되고 있는데 차트를 보면 앞으로 긍정적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가늠하고 있다"고 했다.

조슈아 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연기금, 국부펀드, 보험사 등 투자자들은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미국에 더 투자를 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으나 오랜만에 상황의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0월30일 기준 MSCI 아시아 지수가 MSCI AC 세계·미국 대비 초과 성과를 기록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밸류에이션이 절대적 저평가뿐 아니라 역사적 기준 대비 매우 저평가된 국면이라고 평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실적 기업들의 실적은 현재도 좋은 상태이고 밸류에이션이 굉장히 높은 상태여서 더 높아져봤자 좋은 점은 한정적"이라며 "아시아와 남미의 경우 밸류에이션은 낮은데 실적은 개선이 되고 있어 아시아 쪽에 전체적으로 밸류에이션 개선이 될 차례"라고 분석했다. 이어 "유휴 자금이 아직 많고 아시아의 공급망 다각화 수혜 역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시장, 장기적 성장 기회"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개별 시장으로 봐도 아시아 지역은 흥미롭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은 3~4년 전부터 기업 지배구조 관련 개혁을 시작했다"며 "주주 이익을 증대하는 노력을 시작해 배당, 자사주 매입 등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인공지능)나 전력 발전 설비 투자 관련 자본 지출이 늘어나게 되면서 기업 마진도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작년 이 시점에 한국에 대한 전망이 좋다고 했을 때 많은 분이 웃었다"며 "밸류업의 경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 자사주 매입 등이 증가했고 작년 대비 시장도 많이 상승했다"고 평했다. 한국의 주식시장 관련 개혁의 노력이 법제화되고 있기 때문에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역시 인구가 많고 지리적 장점을 들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이 굉장히 저렴한 국가이고 동남아시아 같은 경우 미국과 유럽의 인구를 합쳐놓은 만큼 인구가 많다"며 "지리적 이점 등으로 동남아의 전망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연말 한국의 상황과 인도네시아 상황이 비슷해 보여 앞으로 관심을 갖고 주시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도 시장에 대해선 "밸류에이션이 높고 인구, 성장 전망 등을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어디까지 높아져야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할 것"이라며 "루피화 약화, 금리 인하, GST세(재화용역세) 인하 등 전체적으로 상황이 나아지면서 지출이 커질 것인데, 이것이 주식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에 대해선 투자 중립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지 기업별로 실적 등을 명확히 구분해서 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저점을 통과해 전체적으로 시장이 올라가는 추세이므로 기업별로 선별을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슈아 대표는 "미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점차 다른 투자처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 같다"며 "선진 시장에 투자하고 싶다면 싱가포르나 호주를 고려할 만하고 주주 환원 관련으로는 한국이나 일본, 장기적 서사 구조로는 인도, 아세안을 눈여겨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