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의 현실적인 전력 공급 방안 토론회'가 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김미현 기자


국내 주요 IC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의 걸림돌로 전력 부족을 지목하며 비수도권 분산과 제도 유연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정민 SK브로드밴드 DC사업담당 부사장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 데이터센터의 현실적인 전력 공급 방안 토론회'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게 GPU 26만장을 공급받아도 활용할 데이터센터가 없다"고 지적했다.


조 부사장은 GPU 26만장을 가동하려면 약 800MW 규모 전력이 필요한데 이를 운용할 인프라가 전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센터를 짓는 건 수영장에 물을 채우는 일과 같다"며 "물이 없으면 수영장을 만들 수 없듯이 전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데이터센터 구축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규제가 균등할 필요는 없다"며 "전력 계통 영향평가 제도는 당초 수도권 과밀 방지를 위해 만들어졌는데 왜 공급 여력이 남는 지방까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서남권·경남권 등 지방의 경우 수도권 수준의 평가 절차는 과도한 규제"라며 "수도권은 전력난이 심각하지만 지방은 오히려 공급이 남는 구조이기 때문에 비수도권에 한해 PPA(전력 직접구매계약) 허용이나 평가 절차 간소화 같은 차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문정욱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도 "AI 데이터센터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인프라"라며 "정부와 민간이 함께 한 단계 높은 준비와 고도화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이사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국가의 전략 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구체적으로 반영하면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며 "지방 지역에 대한 변전소 확보,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선제적인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역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했다. 문 이사는 "전자파·환경·안전 등과 관련된 막연한 불안과 지역 주민 반발 등을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정부가 단순한 허가자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가발전·분산전원 등으로 전력망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합리적인 인허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지자체를 민원의 최전선에 세우기보다 중앙정부가 정책적 방패 역할을 해줘야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산업계의 요청에 대응해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양기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기반정책과장은 "현재 기후에너지부와 함께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마련 중"이라며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급 전망과 통계가 계획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과장은 "AI 데이터센터 확충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며 "현재 논의 중인 'AIDC 특별법'도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