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남은 의혹을 겨냥한 2차 종합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후속 특검 수사가 6월 지방선거 기간 전체를 관통하며 정국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수사 대상이 국민의힘의 공천·정치자금 의혹까지 포함하는 만큼 특검이 본격 가동될 경우 국민의힘에서 다수의 현역 의원이 소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성윤 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전주시을)이 대표발의한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2차 종합특검법)이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민주당의 2차 종합특검은 지방선거용 내란 몰이"라고 반발하며 전날부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벌였으나 개시 후 24시간이 지나자 범여권 주도로 토론 종결 절차에 들어가면서 표결이 진행됐다. 결과는 재석 174명 중 찬성 172명, 반대 2명이었다.
2차 종합특검법 제2조 3호·5호·6호는 과거 선거 전후의 위법 의혹들을 특검 수사 범위에 포함했다. 3호는 내란·외환 등 범죄 혐의와 관련해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12·3 비상계엄에 동조하거나 계엄 선포 이후 후속조치를 지시·수행하는 방식으로 위헌·위법한 효력 유지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적시했다.
5호는 제20대 대통령선거 전후에 제기된 허위사실 공표, 미신고 불법 선거캠프 운영, 통일교 등 특정 종교단체와의 연계를 통한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담았다. 6호에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등이 연루된 것으로 거론되는 2022년 지방선거·재보궐선거와 제22대 총선 과정의 불법·허위 여론조사 활용, 공천 거래 의혹이 포함됐다.
법안은 수사 대상으로 특정 정당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다만 수사의 초점이 공천권 행사, 여론조사 왜곡, 정치자금 수수 등 선거 실무의 핵심 고리를 향해 있어 수사가 본격화할 경우 당시 공천 심사에 관여한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 관계자, 선거캠프 핵심 인사 등 국민의힘 현역 의원을 포함한 당직자들에 대한 소환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 국민의힘 소속 일부 지자체장이 계엄 당시 청사 폐쇄 등으로 동조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어 특검이 이 대목까지 들여다볼지 여부도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2차 종합특검이 지방선거 전까지 수사 전 과정을 마무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임명일로부터 최장 20일의 준비기간을 거쳐 90일 동안 본수사를 진행하고 필요 시 대통령·국회 보고와 대통령 승인 절차를 통해 두차례(각 30일)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법정 최대 수사기간이 170일에 이르는 셈이다.
다만 1차 김건희 특검의 사례 등에 비춰볼 때 핵심 혐의자 구속 등은 선거 전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차 특검은 법안이 지난해 6월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8일 만인 6월13일 특검이 지명됐고, 7월2일 현판식 직후 곧바로 다음날(7월3일) 삼부토건 본사 등 13곳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이응근 전 대표(7월4일)를 비롯한 핵심 관계자를 연쇄 소환했고 7월21일에는 윤석열·김건희 소환을 통보했다. 특검은 수사 착수 약 두달 만인 8월7일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8월29일 구속기소로 이어졌다.
만약 2차 종합특검의 수사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월 말 첫 압수수색, 3월 구속영장 청구, 4월 일부 기소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등 야권이 우려하는 이유다. 선거 기간 내내 당 핵심 관계자들의 특검 출석 장면이 반복 노출되는 것 자체가 판세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맞불작전으로 지난 15일 통일교 게이트 특검과 민주당 공천 뇌물 특검, 이른바 '쌍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정태호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정치적 이해관계는 엇갈리더라도 사회가 확실한 교훈을 남기려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지난 1차 특검은 사건의 규모나 관련자 수에 비해 수사 기간이 짧았던 면이 분명히 있다는 데다 윤석열 정권 당시엔 사건을 적극적으로 규명하기보다 오히려 책임이 드러날까 우려해 덮으려는 태도를 보인 인사들이 수사 과정에 관여했다는 비판도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