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양재사옥 전경.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2025년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사상 최대 매출 기록 경신이 유력시되고 있다. 다만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미국발 관세 부과 여파가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외형 성장에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전년 대비 약 7.2% 는 187조 9093억원으로 집계됐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80조원 고지를 넘어서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차종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 비중 확대 그리고 환율 효과가 맞물리며 외형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실은 다소 위축됐다.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12조4600억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이익 15조원 시대를 열었던 2024년과 비교하면 약 12.7% 감소했다. 판매 단가가 높은 차종의 선전에도 대당 수천 달러에 달하는 관세 비용을 본사가 직접 흡수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실적의 성패를 가른 결정적 변수는 '미국발 관세'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역대 최고치인 183만대(현대차 98만4017대, 기아 85만2155대)를 판매하며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했으나 수익 증가 폭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4월부터 본격화된 미 행정부의 관세 조치는 북미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 수익성에 악영향을 입혔다. 현대차는 현지 점유율 유지를 위해 관세 인상분을 차량 가격에 즉각 반영하지 않고 판매 인센티브 조절과 본사 비용 부담으로 대응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미국의 수입차 관세에 따른 영업손실 규모는 2분기 828억원에서 3분기 1조8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매출은 늘었지만 팔수록 이익 폭이 줄어들었다.

원가 경쟁력으로 '포스트 관세' 시대 준비

현대차는 올해 경영 기조를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으로 선회했다. 미국 관세가 기존 25%에서 15%로 일부 인하됐으나 무관세 시절과 비교하면 여전히 막대한 원가 압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번 관세 위기를 오히려 제조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신차 개발 단계에서의 원가 절감에 그치지 않고 이미 생산 중인 양산차에도 연구개발(R&D) 역량을 투입해 제조 비용을 낮추는 '전방위적 원가 혁신'에 나선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CFO)은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관세로 인한 원가 증가를 핵심 역량 재진단과 펀더멘털 개선의 계기로 삼고 있다"며 체질 개선 의지를 공식화했다.

수익성이 내연기관 수준에 도달한 하이브리드(HEV) 시스템의 원가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지목된다. 현대차는 부품 공용화를 넘어 제조 공정 전반의 표준화를 확대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익성 방어와 동시에 외연 확장도 멈추지 않는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415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를 위해 아반떼, 투싼 등 볼륨 모델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과 그랜저, 싼타페 등 주력 차종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잇달아 투입해 신차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첫 하이브리드 모델과 플래그십 SUV인 GV90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양적 성장을 넘어 제조 원가 혁신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느냐가 향후 주가와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