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정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금융감독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진 가운데 금융감독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김대성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입법조사관은 지난 23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여부는 단순한 행정·관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감독의 근본 목적과 기능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조사관은 "공공기관 지정은 책임성과 투명성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금융감독기구의 자율성 및 전문성 약화와 함께 정치적 영향력이라는 부작용 우려가 있다"며 "해당 논의는 금융감독의 근본 목적과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는 취지 하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정부조직 개편 당시 논의됐던 금융정책과 감독기능의 분리, 국내외 금융정책 기능의 통합·재조정 방안이 결론을 맺지 못하면서 현행 금융위원회 중심 감독체계가 유지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금융위와 금감원 간의 복층 감독 체계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영국, 호주, 독일 등 주요 국가의 금융감독기구는 금감원과 유사하게 민간 분담금 체계를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러한 국가들의 금융감독기구들은 정부예산에 의존하기보다는 감독 대상 금융기관의 분담금을 중심으로 운영해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지정 여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금융감독의 본질적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 조사관은 "장기적으로는 정부 조직 개편 차원에서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기능을 제도적으로 분리·조정하고, 미시건정성과 거시건정성을 축으로 하는 금융감독의 본질적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국내 자본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금융 글로벌화, 그에 따른 시장위험 및 변동성 확대 추세에 부합하는 금융감독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2007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 당시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으나 2009년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위해 지정에서 해지됐다. 재지정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지속돼 2018년과 2021년에는 조건부로 지정이 유보됐다. 지난해 새 정부의 조직개편 과정에서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독립시키는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과 함께 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지정 논의가 본격화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