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밭 토양의 건강 상태에 빨간불이 켜졌다.
산도와 염분은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토양의 기초 체력인 '유기물'은 부족해지고 특정 비료 성분인 '인산'은 과다하게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경기 지역 밭 토양은 겉보기에는 농사가 가능한 상태지만, 토양 체력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 다만, 산성 정도나 염분 수준은 작물이 자라기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밭 토양 환경 조사는 '친환경농어업 육성 등 법률'에 따라 4년 주기로 실시하고 있다. 농업기술원은 2021년에 이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도내 밭토양 190개 지점을 대상으로 토양산도(pH), 전기전도도(EC), 유기물, 유효인산, 교환성 양이온(K·Ca·Mg) 등 주요 화학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토양산도는 2021년과 동일하게 평균 6.6으로 작물이 잘 자라는 약산성 적정 범위(6.0~7.0)를 유지하고 있었다. 토양 속 염분 수준을 나타내는 전기전도도는 2021년 0.71dS/m에서 0.58dS/m로 감소해 염류 피해 우려가 없는 안정적인 수준(2dS/m 이하)에 머물렀다.
하지만 토양 '기초 체력'에 해당하는 유기물 함량은 평균 18g/kg에 그쳐 적정 범위(20~30g/kg)에 미치지 못했다. 2013년 23g/kg에서 지난해 18g/kg로 지속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물은 흙을 부드럽게 하고 물과 양분을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이 함량이 부족하면 토양이 쉽게 굳고 비료 효과도 떨어져 작물 생육과 수확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농기원은 밝혔다.
비료 성분 중 하나인 인산 함량은 553mg/kg로 2021년 615mg/kg에 비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적정 범위(300~550mg/kg)를 넘어섰다. 인산이 지나치게 많으면 작물이 다른 양분을 고르게 흡수하지 못하고, 비가 올 때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수질 오염을 유발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에 따라 인산질 비료 사용을 줄이는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기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산 비료 사용은 줄이고, 유기질 비료 활용, 녹비작물 재배, 수확 후 작물 잔사(볏짚, 보리짚 등 농업 부산물) 갈아 넣기 등을 통해 토양 유기물 함량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중수 환경농업연구과장은 "경기도 밭토양은 겉으로는 안정돼 보이지만, 유기물 감소와 인산 과다라는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