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 사진=뉴스1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 사진=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현재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혼인관계는 이미 2007년 이전엔 파탄이 났으며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연인 관계로 발전한 건 2008년 말 무렵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이 최 회장에게 접근해 혼인생활이 파탄났다는 노 관장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최 회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 관계자는 28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노 관장 측이 사실관계를 악의적으로 왜곡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노 관장 측은 지난 27일 김 이사장에게 30억원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보도자료 형식의 입장문을 통해 김 이사장이 최 회장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해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최 회장 측은 노 관장의 주장 자체가 허위라는 입장이다. 최 회장 측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이)1990년대 말~2000년 대 초 갈등이 심했는데 이걸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됐고 2005년~2007년 무렵 이혼 얘기가 오고 갔다"면서 "실질적인 혼인관계는 그때 파탄이 났으며 외형만 남은 상태가 됐다"고 했다.

이어 "노 관장은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이 2005년에 만났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의 연인으로서의 관계로 발전한 건 2008년 말로, 혼인파탄 시점 이후"라고 강조했다.


또한 "노 관장이 주장하는 '부정행위'로 혼인생활이 파탄난 게 아닌데 마치 본인은 혼인관계 파탄의 아무런 책임이 없는 선량한 피해자인것처럼 여론을 몰아가는 모습이 너무 악의적"이라며 "인신공격을 통해 한 개인을 굉장히 파렴치한 사람으로 만들고, 이를 통해 재판 우위에 서려는 모습이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최 회장 측은 "성격 차이가 계속 누적돼 왔는데, 최 회장은 노 관장이 독선적이고 감정적인 것을 견디기 힘들었다고 했다"며 "노 관장이 이런 것(독선적·감정적인 부분)을 운전기사나 가사도우미에게 표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부모님이 계실땐 (두 사람 관계의)완충 역할을 해줬지만 돌아가신 이후엔 갈등이 더 심해졌다고 한다"며 "결국 2005년~2007년 이혼 얘기가 오갔고, 이 무렵 당사자들 사이에 혼인생활이 사실상 끝난 것에 대해선 법정에서도 당사자들 간에 크게 다툼이 없었다"고 말했다. 재판 과정에서 결혼기간 두 사람의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다는 진술이 상호간에 어느 정도 일치했다는 게 변호인 측의 설명이다.

최 회장 측은 노 관장이 왜곡된 주장을 펼치면서 가사소송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사소송법은 가사사건의 특유한 성격을 중시해 제10조에서 가사사건에 대한 보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 2년 이하의 금고나 1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도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여러 위반행위가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가적인 법적대응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노 관장의 일방적인 입장 표명에도 대응을 자제했던 최 회장 측이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반박 입장을 발표한 건 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변호인은 전했다.변호인은 "법률대리인들의 우려도 있었지만 당사자가 겪는 고통이 컸을 것"이라며 "아무리 유명인이어도 있지도 않은 일이 언급되는 건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적인 분쟁이고, 법정 안에서 법률적인 방법으로 풀어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며 "최 회장은 무엇보다 너무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고 가급적 원만히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고, 특히 자녀들에 대한 고민이 커 대응을 하지 않았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노 관장 측이)1심 판결 이후 너무 노골적으로 사실관계와 판결 취지를 왜곡해 사람들에게 잘못된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다"며 "보도자료 형식으로 구체적인 허위 사실까지 적시해가면서 인신공격에 비난을 하는 상황이 돼 조심스럽지만 방어 차원에서 (입장을)말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은 부부의 문제에 자녀들이 연루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한다. 변호인은 "현재 최 회장과 자녀들과의 관계는 굉장히 좋고 이혼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일상적인 대화부터 부모·자식간 논의 등도 편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최 회장이 자녀들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혼을 하더라도 세 자녀의 아버지, 어머니 역할은 그대로 남기 때문에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만한 이혼이 되길 바란다"며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진행이 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