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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둔화 여파로 장기간 불황에 시달린 메모리 반도체 업계 상황이 4분기부터는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4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4분기 D램과 낸드의 고정거래가격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동반 상승은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스마트폰·PC 등 전방 산업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반도체 업계의 수요가 살아나 그동안의 수요 부준이 해소될 것이란 예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공급축소에 의한 수급개선과 재고 건전화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수급 개선이 시작돼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상승 사이클의 기울기는 가파르게 전개될 전망"이라며 "올해 10년 만에 최저 판매량을 기록한 스마트폰, PC 수요는 2024년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메모리 가격 인상 수용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도 최신 리포트를 통해 DDR4를 포함한 D램 현물 가격의 반등을 보이고 있다며 공급 업체들의 대규모 감산 이후 최근 들어 고객들의 구매 스탠스에 일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낸드 플래시 가격 역시 4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 낸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0∼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도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해 4분기부터 2년 만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20% 가량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적자폭을 줄이고 4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D램과 낸드 감산 규모 확대에 따른 고정비 증가 영향으로 3분기에는 예상보다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3개월 평균 추정치)는 이달 초 3조원 초반에서 최근 2조4000억원대까지 내렸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3조원대의 영업손실을 지속할 전망이다.
4분기부터는 반등이 기대된다. 김동원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4분기부터 3조원 규모의 누적된 메모리 반도체 재고평가손실의 환입 가능성이 높아 향후 실적 추정치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감산 효과로 4분기부터 메모리 가격이 반등해 내년 SK하이닉스의 실적은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DDR5, HBM 등 고부가 가치 제품의 수요가 늘어 평균판매단가(ASP)가 개선되고 하반기 모바일 신제품이 출시돼 낸드 출하량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