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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방위산업체 LIG넥스원이 최근 이어진 실적 상승에도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너가 형제인 구본상 LIG그룹 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은 두둑한 배당금을 챙겼다.
늘어난 실적, 줄어든 R&D 비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IG넥스원의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2020~2022년) 동안 연간 매출·영업이익은 계속해서 상승곡선이다.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매출 1조6003억원, 영업이익 637억원 ▲2021년 1조8222억원, 972억원 ▲2022년 2조2208억원, 1791억원이다. 이 기간 매출은 약 39%, 영업이익은 약 181% 뛰었다.
LIG 넥스원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 1조6285억원, 영업이익 1495억원의 누적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평균 매출 5429억원, 영업이익 498억원을 거둔 LIG넥스원은 산술적으로 올해 연간 매출 2조1714억원, 영업이익 1993억원을 달성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뛴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LIG넥스원은 이 기간 실적이 뛰고 올해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측되지만 R&D 비용은 뒷걸음질 쳤다.
LIG넥스원의 이 기간 연도별 자체 R&D 투자비용은 ▲2020년 819억원 ▲2021년 823억원 ▲2022년 745억원이다.
2020년에서 2021년에는 영업이익이 335억원 증가했지만 R&D 투자비용은 4억원 올리는 데 그쳤다. 2021년에서 2022년은 영업이익이 819억원이나 뛰었지만 R&D 투자비용은 오히려 78억원을 줄였다.
영업이익이 뛰고 자체 R&D 투자비용을 줄였지만 정부 보조금 수령 금액은 늘었다. 이 기간 LIG넥스원의 연도별 정부 보조금 수령 금액은 ▲2020년 34억5200만원 ▲2021년 67억4700만원 ▲2022년 94억200만원으로 나타났다.
LIG넥스원은 이에 대해 일반 기업과 방산 기업의 회계 시스템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설명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일반 기업의 R&D 지출은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하지만 방산 기업은 매출로 잡는다"며 "사업 구조 자체가 정부 사업을 하다 보니 정부가 발주한 사업을 따내면 그 자체(수주 규모)가 매출로 잡혀 실적이 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것 외에 R&D 비용을 어디에 어떻게 지출했는지는 국가 보안 사업인 대외비이기 때문에 자세히 밝힐 수는 없다"며 "단순히 R&D 비용을 어디에 얼마 지출했고,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 보단 연구 인력 충원, 각종 사업 관련 장비 구입 등 여러 요소를 골고루 따져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두둑한 배당금 챙긴 오너가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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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이 증가한 실적에도 R&D 비용이 줄어든 대는 나름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오너가 형제에게 돌아간 배당금은 두둑했다.
LG그룹에서의 계열 분리와 사명 변경 등을 거쳐 현재에 이른 LIG넥스원의 최대 주주는 LIG그룹의 지주사인 ㈜LIG로 2022년 말 기준 42%의 지분을 보유했다.
지주사 LIG는 오너가인 구본상 LIG그룹 회장과 동생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이 각각 56.2%, 3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LIG넥스원은 사실상 오너가 형제의 지배를 받는다.
코스피 상장사인 LIG넥스원이 배당금을 지급하면 LIG가 이를 수령해 다시 오너가 형제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오너가 형제는 이를 통해 두둑한 배당금을 챙겼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올 초 실시했다. 총 배당금액은 326억9154만원(보통주 1주당 1500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LIG넥스원의 보통주 6만주(지분율 0.27%)를 보유한 구 회장은 9000만원, 4만주(지분율 0.18%)를 보유한 구 전 부사장은 6000만원을 수령했다.
LIG넥스원은 보통주 923만9461주(지분율 42%)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지주사 LIG에는 138억5919만1500원을 배당했다. 지주사 LIG 역시 올 초 2022년 결산 배당(총 배당금액 49억원)을 실시했고 두 오너가 형제에게는 약 33억원이 돌아갔다.
구 회장은 LIG넥스원의 경영임원으로도 등재돼 지난해 말 기준 김지찬 대표이사보다 약 3억원 많은 13억3600만원의 보수까지 챙겼다.
LIG 넥스원은 52주 저가 6만7100원, 고가는 10만2300원이다. 최근 방위사업청과 935억7200만원 규모의 130㎜ 유도로켓 '비룡' 3차 양산계약도 맺는 등 호재가 이어지며 지난 1일 기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주가가 계속해서 최근 9만원대 후반에서 10만원대 초반을 형성하며 고공행진을 하는 만큼 오너가 형제는 내년 초에도 실시할 것으로 보이는 LIG넥스원과 지주사 LIG의 배당을 통해 두둑한 현금을 추가 확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