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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한겨례출판 제공) |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시인 폴 발레리가 했다는 '시는 결코 끝나지 않으며, 다만 버려질 뿐이다'는 말처럼, '버림'은 '되찾음'이나 '돌이킴'의 가능성을 분명히 안고 있다. 끝난다는 것은 죽는 것, 마무리되어 더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버려진 것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쉽게 원래 상태도 되돌릴 수 있다."
폐허. 한때 화려한 영광을 누렸으나 이제는 누구도 찾지 않는 장소를 일컫는다. 그런데 이런 폐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든 버려진 장소에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누구도 탈옥하지 못한 것으로 악명 높은 앨커트래즈 교도소에는 가혹한 형벌의 폐해가, 소금사막으로 유명한 우유니의 기차 폐기장에는 세상의 변화를 미리 읽지 못한 어리석음의 흔적이 남아 있다.
웨스트민스터대학교에서 문예 창작을 가르치는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곳을 골라 우리를 크고 작은 흑역사의 세계로 이끈다.
저자는 폐허의 쓸모이자, 폐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를 이같이 강조한다.
"폐허는 미래를 읽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 자연 앞에 한없이 무력하면서도 자연을 파괴하는 오만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가혹한 차별을 묵묵히 증언한다."
△ 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 트래비스 앨버러 지음 /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