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회동 이후 "할 이야기는 충분히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오른쪽)와 만난 이 대표.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회동 이후 "할 이야기는 충분히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오른쪽)와 만난 이 대표.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가진 회동에 대해 "경제, 안보 문제 등 할 이야기를 충분히 했다"고 말하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명백한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을 어떻게 봤는가'라는 질문에 "단체여행에 대해 형평성 차원에서 조기 해제 조치를 해달라는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이 조금 특이하긴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는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최대 교역국을 배제한 채 저성장의 늪을 빠져나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며 "전날 경색된 한중간 경제 협력을 복원해서 대중 교역을 살려내고 다시 경제 활로를 찾기 위해 중국 대사와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싱하이밍 대사는 중국대사관저에서 이 대표를 만나 한중 관계를 논의하던 중 A4 용지 5장 분량의 원고를 꺼내 들어 약 15분간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양국 관계 악화 책임이 중국에 있지 않다며 한국 정부의 탈(脫) 중국화 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의 대중 무역 적자 확대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서는 등 객관적 원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 탈중국화 추진을 시도한 것이 매우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대중국 협력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하고 중국 시장과 산업 구조의 변화에 순응하며 대중 투자 전략을 시기 적절히 조정하면 중국 경제 성장의 보너스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방향으로 베팅하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하이밍 대사가 만찬 회동 자리에서 우리 정부를 비난한 것을 두고 김기현 대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에서 "싱 대사는 한·중 관계 악화 책임을 대한민국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고 대한민국을 향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인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며 "명백한 내정간섭일 뿐더러 외교적으로도 심각한 결례"라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민주당이 국격을 훼손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며 "싱 대사가 준비한 논거를 꺼내 들고 작심한 듯이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는데도 이 대표는 짝짜꿍하고 백댄서를 자처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싱 대사의 무리한 발언에 제지하고 항의하기는커녕 도리어 교지를 받들 듯 15분 동안 고분고분 듣고만 있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