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조기 해산을 선언한 지 하루 만에 김기현 당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만나 오찬을 가졌다. 내년 총선까지 4개월을 앞두고 혁신위의 쇄신안이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고 여권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봉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8일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갖고, 그동안의 혁신위 활동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혁신위가 7일 활동이 끝났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인 위원장을 불필요한 논란이 없는 시점에 만난 것"이라며 "그간 혁신위가 고생했다는 노고를 격려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인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혁신위는 당 지도부, 중진,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사들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하지만 혁신위의 이러한 쇄신안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혁신위는 7일 12차 전체회의를 통해 조기 해산 의사를 밝혔고, 인 위원장은 회의 후 "사실상 오늘 혁신위 회의로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야심차게 출범했던 혁신위가 사실상 빈손으로 마무리된 상황이었다.


혁신위 활동이 사실상 마무리 된 가운데 당 지도부와 혁신위가 최악의 갈등은 피하고 갈등을 봉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도 혁신안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이 필요하다며 김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내년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재 여권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혁신위와 지도부의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고 정부의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 여파 등으로 총선 전망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2대 총선에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5%에 불과했다.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1%였다.

최근 국민의힘 조직기획국에서 내년 총선 판세를 분석한 결과도 밝지 못하다. 조직기획국의 총선 판세 분석 결과 서울에서 국민의힘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곳은 단 6곳에 불과하다는 내용까지 퍼지면서 당내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다. 이만희 사무총장은 이와 같은 분석 결과가 "최악의 결과를 상정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을 불러 오찬을 함께한 것도 혁신위가 공식 해산하기 전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총선에서 패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여소야대 상황이 계속되면서 사실상 레임덕 상황이 펼쳐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에도 김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갖기도 했다. 국민의힘 당 4역과 새로 임명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과 상견례 성격이었지만 당과 혁신위의 소통 혼란을 불식시키고 김기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도 풀이됐다.

한편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