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건'의 가해자가 피해자 사망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섰다. 사진은 지난 8월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는 신모씨. /사진= 뉴스1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건'의 가해자가 피해자 사망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섰다. 사진은 지난 8월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는 신모씨. /사진= 뉴스1

일명 '압구정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건'의 피해자 오빠 배진환씨가 라디오 방송에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배씨는 지난 6일 뺑소니 가해자 신모씨의 태도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호소했다. 뺑소니 피해자 유가족에게 사과했냐는 질문에 배씨는 "사과받은 적 없다"며 "변화사를 통해 합의하자는 식으로 얘를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신씨는 사건 이후 몇 개월 뒤 사과 편지를 보내준다고 피해자 유가족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는 피해자인 동생 A씨를 떠올리며 "대구에 있을 때 영화관에서 일을 하다가 영화 관련 쪽에 관심이 생겨 '자격증 따려면 서울에 올라가야 된다'라며 친구 몇명과 함께 서울로 올라갔다"며 "취직한 지 한 3~4개월쯤 됐을 때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배씨는 당시 동생이 취직해 자랑하며 일하는게 재밌다고 말한게 떠오른다고 전했다.

아울러 배씨는 "동생은 사고 이후 한 번도 의식이 없었다. 얼굴도 못 보고 목소리도 한 번 못 들었다"며 "부모님이 사진 같은 것을 보고 울고 계시는 등 아직까지 많이 힘들어 하셔서 가슴이 찢어진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 8월2일 오후 8시1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신씨가 운전한 롤스로이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중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았지만 지난달 25일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A씨 사망 이후 가해자 신씨는 지난 6일 처음으로 법정에 섰다. A씨 사망으로 신씨의 혐의는 도주치상에서 도주치사로, 위험운전치상에서 치상으로 각각 변경됐다. 혐의가 무거워짐에도 신씨는 법정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신씨는 꼿꼿한 자세로 재판에 임했으며 피고인석에서 법정 방청석을 살피는 등 여유를 보였다.

신씨는 사고 당시 항정신성 의약품인 미다졸람·디아제팜 등을 투약한 상태로 자동차를 운전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중고차 딜러로 일하던 신씨는 앞서 두 차례 마약 범죄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