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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홍콩을 콜드게임으로 꺾고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결과는 10-0, 8회 콜드게임 승리였지만 내용적으로는 썩 만족스럽진 않았던 한판이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1일 저녁(한국시각)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홍콩과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본선 B조 1차전에서 10-0, 8회 콜드게임으로 승리했다. 1회 1점, 4회 2점을 각각 뽑아낸 한국은 8회말 뒤늦게 타선이 폭발하며 7점을 보태 콜드게임으로 첫 경기를 마쳤다.
이날 경기는 사실상 다음날로 예정된 타이완전에 대비해 몸풀기 정도로 생각했던 경기였다. 객관적 전력에서 큰 차이가 있는데다 실제로 이날 홍콩 투수들은 국내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느린 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한국은 8회말 대량득점이 나오기 이전까지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마운드는 만족스러웠다. 선발 원태인은 4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8K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과시했다. 이후 정우영, 최지민, 장현석, 박영현(이상 각각 1이닝)이 효과적으로 이어 던지며 실점없이 마쳤다.
공격에서는 1회 2사 1,2루에서 문보경이 1타점 적시타로 최지훈을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따냈다. 4회에는 윤동희와 박성한의 연속 안타 후 김형준이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김성윤이 볼넷을 골라 만루가 됐고 후속타자 김혜성이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려 3-0으로 달아났다.
3회에서는 다소 황당한 판정이 나오기도 했다. 심판진의 미숙한 판정으로 20분 정도 경기가 지연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강백호의 타석이었고 무사 상황에서 2루에 최지훈, 1루에 노시환이 주자로 나가 있었다. 여기서 강백호의 타구를 홍콩 우익수가 잡아냈다.
당초 공이 빠졌다고 생각한 최지훈과 노시환은 급하게 귀루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홍콩은 2루와 1루에 태그를 하면서 트리플 플레이 즉 삼중살을 완성했다. 삼중살을 확신한 홍콩은 그대로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하지만 뒤죽박죽한 상황은 바로 이때가 시작이었다. 심판진이 제대로 콜을 하지 않았음에도 홍콩이 더그아웃으로 향하자 이종열 코치는 2루 주자 최지훈이 먼저 귀루했다고 항의했고 심판진을 이를 받아들여 2사 2루라고 정정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홍콩에서 판정 번복을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심판진은 최지훈을 2루가 아닌 1루로 돌아오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는 있을 수 없는 판정이었다.
실제로는 노시환이 선행주자인 최지훈을 앞지른데다 1루로 귀루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시환은 무조건 아웃이 되는 상황이었다. 최지훈이 공보다 빨리 2루로 귀루했다는 전제 하에 이 상황은 2사 2루, 그리고 최지훈이 2루 주자로 자리해 다음 플레이를 하는 것이 규정에 부합된다.
하지만 심판진은 오심을 정정하지 않았다. 2사 1루, 그것도 1루 주자를 노시환으로 놓고 다음 플레이를 하도록 했다. 애초에 오심이라는 것초자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결국 한국 코칭스태프는 오심임을 인식했음에도 2사 1루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경기를 진행한 한국은 결국 8회에 대량득점으로 승부를 끝냈다. 1사 만루에서 문보경이 밀어내기로 포문을 열었고 이후 윤동희의 2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여기에 상대 실책과 박성한의 희생플라이 등이 나오면서 7점을 뽑아내 10-0을 만들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대회 규정상 5회 이후 점수차가 10점 이상으로 벌어지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 9회를 소화하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한국은 오는 2일 오후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타이완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여기서 승리하면 사실상 조 1위 유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