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당시 나달(왼쪽)과 조코비치. ⓒ AFP=뉴스1
윔블던 당시 나달(왼쪽)과 조코비치. ⓒ AFP=뉴스1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세계 테니스 역사의 한 시대를 풍미한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가 동시대 라이벌이자 '빅3'를 형성했던 라파엘 나달(15위·스페인)의 은퇴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28일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에 따르면 프랑스오픈 출전을 앞둔 조코비치는 "나달이 커리어 마지막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발표했을 때 나는 내 일부가 그와 함께 떠나는 것을 느꼈다"고 심경을 전했다.


나달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프랑스오픈 불참 소식과 더불어 은퇴 시점을 직접 발표해 놀라움을 안겼다. 당시 나달은 "2024년은 아마 내가 테니스 선수로 뛰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공개 선언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당한 엉덩이 부상으로 고전한 나달은 프랑스오픈 출전을 위해 재활에 온 힘을 쏟았지만 결국 100%의 몸 상태를 회복하는데 실패했고 프랑스오픈 출전을 포기했다. 1998년 첫 출전때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프랑스오픈에 출전한 나달은 커리어 처음으로 프랑스오픈을 건너뛰게 됐다.

조코비치와 나달은 앞서 은퇴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함께 남자 테니스 '빅3'를 형성하며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왔다. 둘은 ATP 투어에서 59번이나 맞붙었고, 상대 전적에서 조코비치가 30승29패로 근소하게 앞서있다.


조코비치는 "나달은 저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준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경쟁하고 계속 서로를 밀어 붙였다. 누가 더 많은 것을 성취할 것이고 누가 더 잘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항상 갖고 있었다. 그래서 나달의 은퇴 소식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더불어 내 경력과 함께 앞으로 얼마나 오래 뛸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흙신'으로 불릴만큼 클레이코트에서 강세를 보인 나달이 빠지면서 라이벌 조코비치의 우승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현재 나달과 통산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22회) 공동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나달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서게 된다.

조코비치는 "프로 테니스에서 경쟁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더 많은 기록을 깨고 더 많은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것은 큰 동기 부여와 함께 영감을 준다"며 우승을 향한 강한 열망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