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쉿, 강남 피부관리실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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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창업의 모든 것
사진=이미지투데이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창업의 모든 것
"축하드립니다 고객님~ 경품 2등에 당첨되셨어요~ 다음 주에 뷰티센터 내방하시면 경품과 함께 무료 마사지를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직장인 남모씨(33·여)는 최근 피부관리숍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용은 경품 추첨 2등에 당첨됐으니 다음주 중에 내방해 경품을 수령해 가라는 것. 남씨는 자신이 언제 응모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당첨 소식에 의아했지만 경품을 준다는 말에 일단 L뷰티센터를 방문했다. 그리고 남씨는 수십만원에 이르는 마사지케어 프로그램과 화장품을 결제한 후 땅을 치고 후회 중이다. 그녀는 어쩌다가 이곳을 방문하게 됐을까.

국내 피부관리숍의 영업행태가 도를 넘었다. 국내 유명화장품기업 K사가 운영하는 강남역 L뷰티센터(피부관리숍)는 허위 경품을 미끼로 고객리스트를 확보해 영업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품’은 없고 ‘결제유도’만 있다

올해 이곳에서 2개월간 근무했던 강모씨(30·여)는 L뷰티센터가 있지도 않은 경품을 내걸어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고 <머니S>에 제보했다.

강씨는 "L뷰티센터가 대학로 소극장 같은 곳에 경품 추첨통을 설치한 뒤 연극을 보러온 고객들을 대상으로 응모지를 수집한다"면서 "이후 경품통을 수거해 응모지에 적힌 신상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내방 유도전화를 건다"고 말했다.


강씨에 따르면 L뷰티센터가 내걸은 경품 자체가 허위다. 강씨가 말한 이 L뷰티센터의 경품 내역은 1등이 수십만원의 화장품, 2등이 화장품세트와 마사지 무료체험, 3등은 화장품 샘플이었다. 강씨는 L뷰티센터가 고객의 내방을 유도하기 위해 무료마사지 체험이 가능한 2등 당첨만을 전화로 통보한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사실상 1등과 3등은 없는 셈"이라면서 "2등 경품인 화장품세트도 주지 않는다. 그냥 쓸만한 샘플을 주면서 다른 상품 구매를 유도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전화를 거는 대상도 정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씨에 따르면 L뷰티센터에서는 남성과 주부, 20대 초반 여성에게는 절대 전화를 걸지 않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품추첨통에 자신의 신상을 적어 넣은 고객들을 제대로 우롱하는 셈이다.

강씨는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어느 정도 구매여력이 있는 여성들을 타켓으로 삼는다"면서 "특히 뷰티센터에서 경력이 많은 일부 직원들은 일명 '허세끼'가 보이는 30대 초·중반 고객을 집중 공략해 억대 연봉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 능숙한 말솜씨로 피부 지적… 결제 안 하곤 못 배겨

L뷰티센터가 이러한 허위 경품행위를 진행하는 이유는 '무료 마사지 체험'이다. 고객에게 마사지를 무료로 서비스하면서 자사 화장품 제품과 피부관리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주 목적인 것. 바로 이 '마사지 시간'에 영업은 은밀히 진행된다. 마사지를 해주면서 "피부 이렇게 될 동안 뭐하셨어요?" "30대부터 주름관리 안하시면 나중에 큰일나세요" 등의 말로 고가 화장품 결제를 유도한다.

신기한(?) 일은 내방 고객 10명 중 6~7명이 마사지 체험을 한 뒤 거짓말처럼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화장품 제품과 피부관리 프로그램을 결제한다는 것.

남씨도 자신도 모르게 수십만원에 이르는 마사지케어 프로그램을 결제한 케이스다. 그녀는 "무료 마사지 후 1~2평 남짓한 방에서 단둘이 상담을 한다"면서 "당장 피부관리에 들어가지 않으면 40대 이후에 고생할 수 있다며 결제를 유도했다. 현란한 말솜씨로 내 피부를 지적하며 문제점을 설명하는데 ‘저 화장품을 쓰지 않으면 큰 일 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토로했다.

이러한 영업방식은 비단 L뷰티센터만의 문제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길거리응모체험을 통한 허위 경품전화는 대부분의 피부관리숍들이 활용하는 영업방식이었다.

경기도 분당에서 피부관리숍을 운영하다 지난해 폐업한 정모씨(44·여)는 "경품응모는 고객의 나이와 직업을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경로다 보니 특정 계층의 고객정보가 필요한 피부숍 등에서 많이 쓰는 방식"이라면서 "고객들에게 피부관리에 대한 중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공포감을 심어줘 제품을 고가에 판매하는 것이 주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재력을 갖춘 여성계층이 많은 강남이나 분당 피부관리숍의 경우 고객의 '허세끼'를 조금만 건드려줘도 수백만원대의 제품을 구매하곤 한다"고 귀띔했다.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팀 관계자는 “피부관리숍에서 제품을 ‘충동결제’한 뒤 환불을 요구하는 분쟁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면서 “이러한 영업방식을 고수하는 피부숍도 문제지만 소비자 스스로도 이 제품과 서비스가 내게 꼭 필요한 것인지 인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김정훈 [email protected]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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