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터널 강관 안전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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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미달” vs “문제없다”… 신기술 안전 논란

국내 지진 빈도 증가로 공사안전에 관심이 많아진 가운데 터널 자재 중 하나인 강관 록볼트(Rock Bolt)의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록볼트는 터널 굴착 과정에서 암반에 뚫은 구멍 속을 메우고 고정시키는 자재로 표면암석의 붕괴를 막는다. 그동안 국내 터널공사 대부분은 ‘이형봉강(콘크리트와 잘 붙도록 겉면이 오톨도톨한 철근) 록볼트’를 사용했지만 최근 몇년 사이 ‘튜브형강관 록볼트’(이하 튜브형강관)라는 신기술이 개발돼 시장점유율이 늘었다. 문제는 튜브형강관의 안전기준에 대한 검증이 계속 요구되는 데도 새로 짓는 터널공사마다 이 제품의 사용이 강요된다는 점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튜브형강관 품질기준 문제 제기

코오롱글로벌이 개발한 튜브형강관은 2013년 기준 시장점유율 5%를 차지한 이후 연평균 1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빠른 속도로 사용이 늘고 있다. 이 제품의 최대 장점은 공사기간이 짧다는 것. 기존제품인 이형봉강은 터널 암반에 구멍을 뚫고 록볼트를 넣은 뒤 접합제를 붙이는 작업을 해야 하는 반면 튜브형강관은 수압으로 팽창시켜 지반과 밀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국내 토목업계에 따르면 이 튜브형강관은 기계적 성능 면에서 품질기준에 현저하게 미달하는 부적합제품이다. 그 이유는 튜브형강관의 지름과 단면적을 기준으로 볼 때 기존제품 대비 하중을 견디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형봉강의 항복하중이 17.7톤인데 비해 튜브형강관은 11.7톤에 불과하다. 이형봉강 대비 33.9%가 부족하다.

또한 국내 터널은 대부분 지름 47~60㎜로 구멍을 뚫는 작업이 이뤄지는데 튜브형강관은 팽창 후 기준 지름이 48㎜다. 따라서 지름 49㎜ 이상의 구멍에 정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시공과정에 안전문제가 있다는 게 업계 측의 주장이다.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터널공사 품질기준에 따르면 록볼트는 이형봉강을 원칙으로 하나 기타소재라도 동등한 강도와 기능을 지닌 경우 사용할 수 있다. 기타소재 록볼트일 경우 품질기준은 항복강도와 인장강도(늘어나는 강도기준), 연신율(쇠붙이가 늘어나는 비율)에 따라 평가한다. 그러나 튜브형강관은 재질에 대한 표기가 없는 점부터 문제로 지목된다. 중견건설업체의 관계자는 “터널공사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데 품질 검증이 불확실한 자재를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유럽과 일본, 미국도 터널공사 시 국내와 비슷한 품질기준을 적용한다. 해외에서는 튜브형강관을 주로 광산이나 충진제(접착제 첨가물) 기능이 떨어지는 상황에 한해 쓰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튜브형강관을 개발하기 전 원천기술 보유자인 스웨덴기업 아트라스콥코는 록볼트가 구멍을 뚫은 공벽에 밀착되는 시간을 시험했다. 튜브형강관은 파이프 팽창에 의한 마찰력에 의존하는데 팽창 이후 압력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공정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남산1호터널. /사진=머니투데이 DB
남산1호터널. /사진=머니투데이 DB
튜브형강관 록볼트. /사진제공=테크비전
튜브형강관 록볼트. /사진제공=테크비전

◆개발사 “품질기준 문제없어”

이런 튜브형강관이 사용 중인 현장은 함양-울산 고속도로 일부구간, 도담-영천 철도 일부구간, 부산 산성터널, 경기도 남양주 진접선4공구 등이다. 한국도로공사와 코오롱글로벌이 발주나 시공하는 현장이 대부분이다. 35년 토목공사를 수행한 건설업체의 관계자는 “튜브형강관은 시공의 편의성만을 추구한 제품”이라며 “하지만 시공사가 설계도를 변경하는 등의 방법으로 협력업체에 사용을 강요하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개발사인 코오롱글로벌은 튜브형강관의 품질기준에 하자가 없고 환경문제도 적다는 입장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검증 결과 품질기준상 문제가 없었다. (일부의 지적은)경쟁업체의 음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도 “우리 품질기준은 하중이 아닌 강도만 측정하고 록볼트 부실시공으로 터널이 무너지거나 하는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품질기준 역시 한국도로공사가 작성하고 국토교통부가 승인하는 절차를 밟는다. 국내에서 터널관련 연구를 하는 단체는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뿐인데 업계 내부에서는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2012년 튜브형강관이 개발되면서 국내 표준시방서가 한차례 개정됐기 때문이다. 토목분야의 한 전문가는 “터널 암반은 워낙 단단하기 때문에 록볼트의 성능 문제로 붕괴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최근 경주 지진 때 토함산 터널입구가 막힌 것처럼 안전문제를 확신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터널공사 자재의 안전성을 놓고 문제가 제기된 적이 있다. 2005년 국토교통부 감찰팀은 ‘터널공사 설계 및 시공관리 개선방안’을 통해 국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록볼트 접합제 내구성에 문제가 있어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제안서를 낸 공무원은 장관표창과 함께 주목받았으나 정작 내구성에 대한 검증이나 새로운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제안서 내용을 검토했으나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내렸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김노향 기자입니다. 투자와 기업에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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