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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인공지능(AI) 핵심 공약인 'AI 고속도로' 사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첫날부터 AI 생태계 조성 의지를 내비치면서 핵심 인프라인 AI 고속도로의 조속한 구축을 약속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행보에 반도체·전선·공조업계 등 관련 산업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배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다른 나라들이 흉내낼 수 없는 우리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AI와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국가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며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 장관은 이날 기업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듯 주요 발언을 PPT로 제작하고 AI 생태계 구상 방안을 발표했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는 ▲AI 인프라 ▲네트워크 ▲AI 기본사회 등이 제시됐다. 배 장관은 "우리가 전략을 어떻게 설계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좌우될 것"이라며 "국민주권 정부의 제1호 공약인 AI 3대 강국 도약 실현을 위해 든든한 AI 생태계를 갖추고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역설했다.
특히 AI 고속도로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언했다. 배 장관은 "AI 고속도로 구축을 위해 국가 AI컴퓨팅센터, 슈퍼컴 6호기 등 세계 수준의 AI 인프라를 조속히 확충하겠다"며 "본격화하는 AI 시대를 뒷받침할 세계 최고의 초고성능·초지능 디지털 인프라를 전면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AI 핵심 공약인 AI 고속도로는 전국 어디서든 AI 개발과 서비스에 필요한 막대한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초고속 네트워크다. AI 데이터센터를 전국 각지에 분산 설치해 전국 어디서든지 AI 서비스를 쓸 수 있는 게 핵심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달 열린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경부고속도로가 대한민국 산업화 성공을 이끌었던 것처럼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AI 대전환 성공을 이끌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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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AI 육성 기조 속 배 장관까지 취임하면서 AI 고속도로 사업에 대한 업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 설비, 고성능 네트워크, 고효율 냉각 시스템 등 다양한 인프라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 받는 곳은 반도체업계다.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AI 데이터센터향 차세대 메모리를 대량 공급할 기회가 늘어나서다. HBM은 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DDR5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에 채택돼 AI 데이터센터의 필수 부품으로 활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는 만큼 데이터센터 칩 수요를 흡수할 거란 관측이다.
전선업계 수혜도 예상된다. 통상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전력을 6~10배 더 소비해 초고압 케이블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제품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LS전선은 LS일렉트릭과 함께 세계 최초로 데이터센터에 초전도 전력망 적용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전력과 데이터센터용 초전도 전력망 구축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는 등 관련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발열 인프라 특성상 냉각 시스템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공조업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공조 기술에 집중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업 참여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냉난방공조 기업인 플랙트그룹을 인수했고 LG전자는 LG유플러스와 AI 데이터센터 액체 냉각 솔루션 시험 운영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전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인프라"라며 "시설의 효율적인 운영을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업계에서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