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임한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임한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선진국의 통화정책기조 변화에도 기조변화가 예상 가능하고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면 충격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4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 17층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달말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연차총회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3일부터 스위스 바젤에서 개최된 '제87차 BIS 연차총회'와 'BIS 세계경제회의', 27일부터 포르투갈에서 열린 '연례중앙은행 포럼'에 참가했다.


그는 경제상황에 대해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보유자산 축소를 예고한데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유로지역 경기회복을 내다보면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10년간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기조가 앞으로 변화를 맞이할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ECB에 참석한 신흥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선진국 중앙은행의 기조변화가 예상 가능하고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면 충격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한은도 선진국 통화정책 변화와 국제자금흐름을 면밀히 점검하고 적절히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시대가 끝을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 지속됐던 초저금리, 대규모 양적완화 등 선진국 통화정책 기조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며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매우 뚜렷해지고 있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각국 중앙은행이 초저금리 정책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그는 ECB포럼에서 오간 논의에 대해 “투자 부진 및 생산성 정체가 주된 의제였다”며 “그동안 투자 부진이 좀비기업 정리 등 기업 구조조정이 충분하지 않았던 데다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았기 때문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이 총재를 비롯해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이재흥 한국고용정보원장, 최강식 연세대 교수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