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오리지널 자물쇠' 푸는 복제약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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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연간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제약사의 블록버스터급 의약품 특허가 하반기 줄줄이 만료된다. 이에 발맞춰 다수 국내 제약사가 제네릭(복제약)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신약 개발에 비해 투자비용과 실패 가능성이 훨씬 낮은 제네릭은 전통적으로 국내 제약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오리지널 의약품 생산·판매사들은 장기간 시장을 선점한 이점과 개량신약 등을 앞세워 수성을 준비 중이지만 성분·효능이 같은 제네릭이 쏟아지면 일정부분 매출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게 제약업계의 분석이다.

/사진=뉴시스 DB
/사진=뉴시스 DB

제네릭 수백종, 출격 대기

지난 13일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과민성방광염치료제 ‘베시케어’ 물질특허가 만료되면서 개량신약과 제네릭 120여개 품목이 일제히 쏟아졌다. 오리지널인 베시케어 5mg와 10mg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각각 201억원, 49억원이 건강보험에 청구돼 총 250억원에 달한다.

앞서 코아팜바이오(에이케어)와 한미약품(베시금)은 베시케어 물질특허가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염(鹽)변경 제품을 출시해 제네릭시장에 진출했다. 이와 관련 아스텔라스제약 측이 특허소송을 제기했지만 최근 특허법원이 원고패소 판결을 내리며 양사는 경쟁사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아스텔라스는 특허 만료를 대비해 2015년 베시케어의 부작용을 개선한 개량신약 ‘베타미가’를 출시, 지난해 베시케어보다 높은 원외처방액(281억원)을 기록했지만 휴온스글로벌·인트로팜텍 등 수십개 국내 제약사가 베타미가와 유사한 제네릭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 아스텔라스제약의 베시케어·베타미가 매출은 일정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슈의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는 다음달 23일 조성물특허가 만료된다. 지난해 국내에서 5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타미플루는 독감이 유행할 때면 일시적으로 품절사태가 발생하기도 하는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시장이 확실한 만큼 한미약품이 지난해 2월 타미플루 물질특허 만료 시점에 발맞춰 조성물특허를 피한 ‘한미플루’를 출시해 148억원가량의 연매출을 올리며 재미를 봤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녹십자·대웅제약 등 38개 제약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00여개의 제네릭 허가를 이미 받고 특허 만료를 기다리고 있다. 

화이자의 통증치료제 ‘리리카’는 다음달 14일 용도특허가 만료된다. 지난해 556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이 의약품은 2012년 물질특허가 끝났지만 처방 비중의 약 90%에 달하는 통증에 대한 특허가 남아 있어 그간 제네릭이 설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조만간 특허가 풀리면 미리 동일성분(프레가발린) 제품 허가를 받은 제네릭이 쏟아질 예정이다. 프레가발린 제품 허가건수는 현재 180건이 넘는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는 오는 11월9일 물질특허가 만료된다. 지난해 국내 B형간염시장 총규모(2500억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92억원이 비리어드 몫이었다.

비리어드의 약물 조성물에 대한 특허는 내년 11월에 끝나지만 시장 규모가 큰 만큼 한미약품, 종근당, JW중외제약 등 20여개 제약사가 조성물 특허를 피한 제품을 개발해 출시를 준비 중이다.

미쓰비시다나베의 항히스타민제 ‘타리온’은 오는 12월 특허가 만료된다. 이 의약품의 지난해 원외처방 규모는 233억원으로 대원제약(베포스타비정), 일양약품(일양베포타스틴정), 풍림무약(베타스틴정) 등 29개사가 식약처 허가를 받고 특허 만료만 기다리고 있다.

이에 타리온 국내 판권을 쥔 동아에스티는 위임형 제네릭과 개량신약(DA-5206)을 출시해 매출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특허기간이 만료돼 제네릭이 쏟아지면 오리지널 제약사의 매출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12년 약가제도 개편으로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은 1년간 기존 대비 70% 수준으로 낮아지고 제네릭은 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의 59%까지 약가를 낮출 수 있다. 이후에는 오리지널과 제네릭 모두 53.55%로 약가가 내려간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마케팅·영업 경쟁력 필수

탄탄한 영업망을 갖춘 제약사라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풀리는 순간 제네릭을 앞세워 오리지널이 장악한 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 시기를 기다렸다 동일한 성분의 제네릭을 출시하는 일은 지금까지 업계에서 무수히 반복해온 일”이라며 “일정 규모 이상의 영업력을 갖춘 제약사라면 신약 개발을 위한 실탄 확보를 위해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가 풀리는 시점에 맞춰 제네릭 출시를 준비하는 게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네릭이 쏟아진다 하더라도 모든 제품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의 경우 2015년 9월 특허가 풀리며 100여종이 넘는 제네릭이 쏟아졌지만 현재까지 살아남은 품목은 종근당 ‘센놈’, 한미약품 ‘구구’ 등 한손에 꼽을 정도다.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2015년 10월),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2016년 12월) 등도 특허 만료 시점부터 현재까지 100여종이 넘는 제네릭이 쏟아졌지만 오리지널이 장악한 시장에 별다른 파장을 일으키지 못했다.

상위 제약사 한 영업사원은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기간 만료에 발맞춰 수십종의 제네릭이 쏟아져도 N분의1로 시장을 나눠 갖지는 않는다”며 “각종 규제로 리베이트 영업이 어려워진 만큼 마케팅·영업력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없다면 제네릭시장에서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7호(2017년 7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허주열 sense83@mt.co.kr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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