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선점' 속도 내는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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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삼성전자 고동진 IM부문장 사장(왼쪽)과 김현석 CE부문장 사장이 AI 전략을 밝히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삼성전자 고동진 IM부문장 사장(왼쪽)과 김현석 CE부문장 사장이 AI 전략을 밝히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분야인 AI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역량을 강화해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지휘봉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잡았다. 석방 후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 부회장은 최근 해외 각국을 돌며 AI와 관련된 사업현안을 직접 살폈다. 총수가 직접 미래먹거리 발굴을 챙기는 만큼 삼성전자의 AI사업 확대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AI 연구개발 역량 강화

시장조사업체 아이디씨(IDC)에 따르면 전세계 AI시장 규모는 지난해 80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서 2022년에는 1000억달러(약 106조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불과 5년 동안 규모가 12배가 넘게 급증하는 것이다.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분야인 만큼 삼성전자도 이 부회장을 필두로 역량 확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유럽으로 출장을 떠나 프랑스 파리, 스위스 제네바, 캐나다 토론토·밴쿠버, 일본 도쿄 등을 16일간 둘러본 뒤 지난 7일 귀국했다. 삼성전자 측에선 이번 출장의 배경이나 성격을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AI를 챙기기 위한 행보로 분석한다.

이 부회장의 출장기간 중 삼성전자는 파리에 AI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부회장이 파리를 거쳐 제네바로 떠난 뒤인 지난달 28일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이 프랑스를 방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파리에 AI센터 설립 계획을 논의한 것. 손 사장은 지난 연말 정기인사에서 미래먹거리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은 인물이다.

삼성전자는 파리 AI센터에 연말까지 50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점진적으로 100명 규모의 연구조직을 구축해 연구개발(R&D) 중심지로 만들 계획이다. 애플의 ‘시리’를 개발했던 프랑스 출신 연구원 루크 줄리아 상무가 파리 AI센터를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 AI센터는 캐나다 몬트리올 AI랩, 국내 삼성 리서치 산하 AI센터 설립에 이은 세번째 AI R&D 기지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글로벌 AI R&D 거점을 확대할 전망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장(사장)은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올해 캐나다·영국·러시아 등에 200명 규모의 AI 선행 연구조직을 구축하고 점진적으로 관련 인력과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국내외 AI 관련 스타트업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수합병(M&A)을 재개할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7’에서 당시 CE부문장으로 재임 중이던 윤부근 부회장은 “거의 마무리 단계였던 AI기업의 M&A가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무산됐다”고 토로했다.

이 가운데 이 부회장이 영어의 몸을 벗어나 AI 역량 강화에 시동을 건 만큼 조만간 AI기업 인수와 관련한 발표가 나오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석방 직후인 지난달 초 미국 실리콘밸리의 AI 검색엔진 스타트업 ‘케이엔진’을 인수했다.

◆‘커넥티드 라이프’ 핵심

AI는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커넥티드 라이프’의 핵심이다. 커넥티드 라이프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집안의 모든 가전, 자동차 등 소비자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기를 유기적으로 연동해 사용하는 미래의 삶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단순히 연결성만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AI기술이 접목돼 지능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의 독자 음성인식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를 사용하는 모습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독자 음성인식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를 사용하는 모습 / 사진=삼성전자
이 같은 커넥티드 라이프의 허브는 삼성전자의 독자 AI 플랫폼인 ‘빅스비’(Bixby)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빅스비는 현재 전세계 200여개국에서 10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빅스비’의 적용 범위를 TV·가전·전장 등 전사로 확대한다. 또한 2020년까지 삼성전자의 모든 스마트기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AI 대중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각 스마트기기는 AI 플랫폼 빅스비를 탑재하거나 ‘스마트싱스 클라우드’의 AI 엔진을 연동시켜 소비자들에게 보다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김현석 사장은 ‘CES 2018’에서 “삼성전자는 AI기술을 보다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 복잡한 일상의 노고를 덜어 주고 더 많은 시간을 가치 있게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긍정적 사회 변화에 기여하길 원한다”며 “스마트싱스 에코시스템을 확대하고 AI전문가들을 육성하는 데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한층 강화된 ‘빅스비 2.0’을 선보인다. 빅스비 2.0은 기기 간 강력한 연결성, 더욱 발전된 자연어 인식능력, 보다 지능적이고 다양한 활용성을 통해 기존 빅스비 사용 경험을 한단계 진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빅스비 2.0은 삼성전자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제품과의 서비스 연동에 주안점을 뒀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현재 800개 이상 업체와 시범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빅스비 2.0이 딥러닝을 통해 사용자를 학습함으로써 철저히 개인화된 AI비서 역할을 할 것으로 자신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 노트9’에 빅스비 2.0을 탑재할 예정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은 ‘CES 2018’에서 “지금 속도라면 갤럭시 노트9에서 빅스비 2.0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며 “빅스비 2.0은 사용자의 음성비서 경험을 훨씬 풍부하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머니S> 제536호(2018년 4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이한듬 [email protected]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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