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메타버스… 로블록스 이코노미 ‘눈길’

[머니S리포트] 메타버스, 코로나로 열린 ‘네버랜드’의 문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편집자주|암울한 현실에 지친 현대인은 상상하는 모든 게 가능한 가상세계에 빠진다. 아바타로 구현된 개인은 이 세계에서 가상의 학교도 다니고 일자리도 얻는다. 가상의 학교로 가도 현실에서 출석이 인정되며 가상 회사에서 번 코인으로 현실의 물품도 구매할 수 있다. 어니스트 클라인의 소설 ‘레디 플레이어 원’ 속에 그려진 메타버스(Metaverse)의 모습이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만 가능할 것 같던 메타버스 세계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메타버스의 시대가 다가온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메타버스의 시대가 다가온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월 2억원 버는 게임 "당신도 쉽게 개발할 수 있다"


# 알렉스 발판츠(Alex balfanz)는 술래잡기를 가상세계에서도 즐기고 싶었다. 당시 9세였던 그는 이를 PC게임으로 개발하기로 결심하고 로블록스에서 만난 친구 ‘asimo3089’와 함께 게임설계에 나섰다. 이렇게 탄생한 게임 ‘탈옥수와 경찰’(Jailbreak)은 현재 로블록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다. 이 게임의 최대 동접자 수는 60만명이며 매월 25만 달러(약 2억8242만원)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유통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의 기업가치는 어떻게 453억달러(약 51조2343억원)로 평가받았을까. 떨어지는 그래픽과 낮은 완성도. 과거 로블록스 내 게임에 대한 보편적 평가였다. 플랫폼 내 게임 대부분은 흔한 튜토리얼(연습게임)조차 없다.

특이점은 로블록스에서 유통되는 게임 대부분이 초등학생에 의해 직접 제작됐다는 것이다. 아바타로 구현된 개개인은 로블록스 내 마련된 가상공간에서 별다른 기술 없이 게임을 만들고 이를 유통해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다. 현실판 ‘네버랜드’에 그쳤던 로블록스가 어른의 이목을 끌게 된 배경을 살펴봤다.

2006년 출범한 로블록스는 약 2000만개 이상의 게임을 유통하는 플랫폼이다. /사진제공=로블록스
2006년 출범한 로블록스는 약 2000만개 이상의 게임을 유통하는 플랫폼이다. /사진제공=로블록스

◆레고놀이하듯 만드는 나만의 가상세계 ‘로블록스’ 인기

2006년 출범한 로블록스는 약 2000만개 이상의 게임을 유통하는 플랫폼이다. 플랫폼을 구성한 모든 게임은 로블록스에서 제공한 개발 툴로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것이다.

게임 제작과정은 흡사 ‘레고놀이’와 유사하다. 로블록스 내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로 구현된 개인은 3500만개의 개발도구를 이용해 레고를 쌓듯 게임 스테이지를 만들어간다. 레스토랑 운영 시뮬레이션 게임부터 애완동물 육성 게임까지 다양한 자신만의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게임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은 몇 주부터 몇 개월로 천차만별이지만 전문적인 기술이나 높은 컴퓨터 사양을 요구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다.


만들어진 게임 공간에서 게임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대화를 하거나 이벤트를 열어 이용자 간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로블록스가 단순히 게임 유통 플랫폼이 아닌 확장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으로도 평가받는 이유다.

로블록스는 2018년부터 총 이용자 수 8000만명을 넘어서는 대중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로블록스는 2018년부터 총 이용자 수 8000만명을 넘어서는 대중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이 같이 낮은 진입 장벽으로 로블록스는 2018년부터 총 이용자 수 8000만명을 넘어서는 대중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애플리케이션(앱) 이용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오브앱’에 따르면 로블록스의 이용자 수는 ▲2017년 3500만명 ▲2018년 8000만명 ▲2019년 1억명 ▲2020년 1억500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주목받는 건 로블록스 이용자 대부분이 13세 미만이라는 것이다. 현실판 네버랜드라고 불리는 이유다. 회사가 2018년 13세 미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로블록스 월 사용시간은 총 5150만 시간으로 집계돼 가장 길었다. ▲유튜브(1940만 시간) ▲넷플릭스(340만 시간) ▲페이스북(190만 시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로블록스 관계자는 “9~12세 미국 어린이의 약 75%가 로블록스를 즐긴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자 아이들은 로블록스에서 생일파티를 하는 등 직접 모여 하기 힘든 이벤트를 기획했다. 그 결과 2020년 7월엔 이용자들이 로블록스에서 30억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게임 내에서 선거운동·졸업식… 살아 숨 쉬는 가상세계 ‘메타버스’

아이들의 놀이터에 불과했던 로블록스가 어른의 세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건 ‘메타버스’(Metaverse)와 연결지어 거론되면서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학술적 정의는 아직 구축되지 않았다. 통상 가상의 세계에 구축된 현실이라는 의미로 쓰이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관련 사업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의) 방점은 가상보다는 현실이다”며 “메타버스 안에서 캐릭터는 현실의 나와 분리된 자아가 아닌 나 자신이다. 정해진 스테이지를 완료하면 끝나는 게임과 달리 메타버스는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생태계로서의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에픽게임즈의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파티로열 모드’가 있다. 사진은 포트나이트에서 개최된 미국의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 콘서트. /사진제공=에픽게임즈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에픽게임즈의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파티로열 모드’가 있다. 사진은 포트나이트에서 개최된 미국의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 콘서트. /사진제공=에픽게임즈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에픽게임즈의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파티로열 모드’가 있다. 요새를 구축하고 상대방과 싸우는 배틀로열 게임인 포트나이트는 지난해 5월 이용자끼리 친목을 다질 수 있는 파티로열 모드를 추가했다.

이용자는 파티로열 모드를 선택할 시 전쟁을 멈추고 라이브 쇼를 관람할 수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의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이 콘서트를 개최했는데 한 회 10분씩 총 5회 공연하는 동안 무려 2770만명의 관객이 모였다. 현실의 콘서트장에선 절대 모일 수 없는 인원일뿐더러 가상세계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연출 효과로 공연의 새로운 역사를 세웠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외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기간 마을을 꾸미는 닌텐도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숲’ 내에 가상 선거 캠프를 마련했다거나 블록으로 가상세계를 설계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마인크래프트’에서 UC버클리 학생이 캠퍼스를 설계하고 가상 졸업식을 진행한 것은 이미 유명한 메타버스 활용 사례다. 모두 가상세계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마인크래프트’에서 UC버클리 학생이 캠퍼스를 설계하고 가상 졸업식을 진행한 것은 이미 유명한 메타버스 활용 사례다. /사진제공=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마인크래프트’에서 UC버클리 학생이 캠퍼스를 설계하고 가상 졸업식을 진행한 것은 이미 유명한 메타버스 활용 사례다. /사진제공=마이크로소프트

◆가상세계 내 구축된 ‘로블록스 이코노미’… “환율도 등장할 것”

로블록스가 수많은 메타버스 서비스 중에서도 주목받은 이유는 현실세계에 가장 가깝게 구현된 가상세계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로블록스 내에선 현실세계와 같이 사회활동을 물론 경제활동도 가능하다. 가상화폐인 로벅스(Robux)를 통해서다. 게임을 하며 로벅스를 획득한 이용자가 이를 다시 타인이 제작한 콘텐츠 이용에 소비하는 순환적 경제구조가 구축돼 있다.

특히 로벅스는 ‘개발자 환전’(DevEx) 프로그램을 통해 30% 비중으로 현금 환전도 가능하다. 미국 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해 1200명의 개발자가 로블록스 게임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평균 1만달러(약 1300만원)였다. 이 중에서도 상위 300명은 10만달러(약 1억1300만원)를 벌어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에선 현실세계처럼 느끼게 하는 기술들이 중요하다. AR(증강현실)·VR(가상현실)과 블록체인 기술이 대표적이다”라며 “특히 국경을 초월하는 메타버스에선 암호화폐가 특정화폐로 통용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통화 거래 내역을 기록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추후 가상세계엔 포트나이트와 로블록스 환율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게임을 제작하고자 하는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로블록스를 넘어서는 메타버스 게임이 등장하기 위해선 고도화된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블록스 이전에도 메타버스 성격의 게임이 있었다. 2003년 출시된 ‘세컨드라이프’가 그 예다”라며 “다만 그 당시엔 가상공간에서 경제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복잡한 부분을 뒷받침할 만한 네트워크 인프라가 없었다. 기술이 상상력을 따라오지 못해 아바타가 걸어갈 때도 툭툭 끊어지며 걷고는 했다. 하지만 오늘날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실과의 접점을 더 잘 마련한 메타버스가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소현 기자 [email protected]



메타버스, ‘핫’한 만큼 헷갈리는 ‘요지경’ 세상


고객경험 혁신을 시작으로 메타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플랫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정보보호와 디지털 격차 등 여러 과제도 남아있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고객경험 혁신을 시작으로 메타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플랫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정보보호와 디지털 격차 등 여러 과제도 남아있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로블록스(Roblox)의 화려한 뉴욕 증시 입성으로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관심과 기대도 날로 커진다. 메타버스 관련주가 포털 인기 검색어로 자리잡을 정도다. 그럼에도 메타버스의 개념과 그 활용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메타버스? 먹는 거야?

메타버스는 초월·추상의 의미를 지닌 접두어 ‘메타’(meta)가 세계를 뜻하는 단어 ‘유니버스’(universe)에 접목된 합성어다. 1992년 미국 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SF소설 ‘스노 크래시’에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현실에서는 피자 배달부지만 가상공간을 넘나들며 해킹과 검술로 음모를 파헤치는 한국계 혼혈 주인공이 나온다. 자주 쓰이는 ‘아바타’ 개념도 이 작품에서 비롯됐다.

미국 기술연구단체 미래가속화연구재단(ASF)이 2007년 발표한 로드맵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증강현실(AR) ▲라이프 로깅 ▲거울세계 ▲가상세계 네 가지 범주로 정의된다. 디지털 기술로 일상을 온라인상에 기록하거나(라이프 로깅) 현실을 반영·복제한 가상의 지도·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새로울 게 없다.

글로벌 3D·게임 개발 플랫폼 기업 유니티의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전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기존 개념·기술이 조합된 영역”이라며 “우리는 메타버스 키워드가 각광받기 전부터 그 속에서 지내왔다. 요즘에는 이를 3D로 더욱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구현한 것을 일컫는다”고 밝혔다.

김성광 한국VR·AR콘텐츠진흥협회(KOVACA) 사무총장은 “기존에는 가상현실(VR)이라는 단어가 일반적·포괄적으로 쓰였다면 이제는 기술 발전에 따라 VR은 기술 자체를, 메타버스는 인터페이스 측면을 정의하게 되면서 용어의 차이가 생겼다”며 “메타버스는 미래 기술·개념이 아니라 지금의 소셜미디어(SNS)가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개최된 유니티 개발자 컨퍼런스 ‘유나이트 서울 2020’ 제페토 맵. 유니티 엔진 기반으로 개발된 '제페토'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진행됐다. /사진제공=유니티
지난해 12월 개최된 유니티 개발자 컨퍼런스 ‘유나이트 서울 2020’ 제페토 맵. 유니티 엔진 기반으로 개발된 '제페토'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진행됐다. /사진제공=유니티

◆메타버스, 개념원리가 필요해

메타버스가 재조명받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서 찾을 수 있다. 여행과 모임이 제한되고 재택근무·원격수업이 일상화되면서 사람들 사이에 소통(커뮤니케이션)과 상호작용(인터랙션)을 이룰 공간에 대한 요구가 강해졌다. 비대면 온라인 환경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졌다.

하지만 이런 흐름 속에도 메타버스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아직 없다. 시장과 언론에서는 기존 VR·AR과 혼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업계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조금씩 주장이 다르다.

지난해 12월 출판된 책 ‘메타버스’의 저자이자 관련 증권사 리포트 다수를 감수한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 교수는 “아바타로 살아갈 수 있는 디지털화한 세상”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VR 중에도 메타버스화한 게 있고 아닌 게 있다”며 “좀비물 VR 게임의 경우 눈앞에 3D 가상세계가 펼쳐진다고 해서 좀비와 살 것은 아니잖나. 그 안에서 삶을 살아가는 경험을 줘야 메타버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가 주장하는 메타버스의 특징은 경제활동이다. 이 점에서 현실의 물리적 대상을 가상세계에 복제해 실험·예측 등에 활용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도 구분된다.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등 기존 게임 콘텐츠의 경우 이런 속성을 가졌지만 제한적이다. 게임 내 재화 거래가 일어나지만 현실 수익성과 무관하거나 유관하더라도 별도 플랫폼 또는 음성적인 경로를 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인류 문명과 야생 동물 사회의 주요 차이점 중 하나가 경제활동”이라며 “기존 MMORPG는 현실 경제활동을 모방할 뿐 소비자의 창작·판매 욕구를 충족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트윈으로 마련된 공간에서 사람들 사이에 활동이 일어난다면 메타버스가 되는 것”이라며 “시각적인 환경은 부차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어떤 환경에서든 사용자가 그 안에서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으면 된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유명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는 '로블록스'에서 가상 콘서트를 개최해 이틀 동안 관객 3000만명을 모았다. /사진=로블록스 블로그
지난해 11월 미국 유명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는 '로블록스'에서 가상 콘서트를 개최해 이틀 동안 관객 3000만명을 모았다. /사진=로블록스 블로그

◆미국 로블록스? 한국엔 ‘제페토’

이런 관점에서 로블록스는 메타버스에 부합한다. ‘세컨드라이프’나 ‘마인크래프트’ 등 비슷한 서비스가 먼저 존재했지만 ‘로블록스’는 저작도구 기반으로 콘텐츠 순환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난다. 자체 화폐인 로벅스(Robux)는 게임을 플레이해 얻을 수 있고 타인이 제작한 콘텐츠 이용에 소비할 수 있다. 개발자 환전(DevEx) 프로그램을 통해 현실 달러로 환전도 가능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로블록스는 메타버스의 특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메타버스 안에서 이용자가 상호작용·창작·경제활동 등을 할 수 있다”며 “외부와 교류가 자유롭지 않은 코로나19 시대에 높은 자유도와 다양성을 바탕으로 타인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성공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제페토' 아바타. 지난해 9월 개최한 가상 팬사인회에는 460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다녀갔다. /사진제공=네이버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제페토' 아바타. 지난해 9월 개최한 가상 팬사인회에는 460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다녀갔다. /사진제공=네이버

국내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네이트제트의 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다. 네이버 카메라 앱 ‘스노우’의 기능 중 하나였다가 2018년 별도 서비스로 출시됐다. 얼굴인식과 AR 기술 기반으로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이용자와 교류하면서 여러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가상공간을 제공한다.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는 2억명(해외 90%)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빅히트(70억원)·JYP(50억원)·YG(50억원) 등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사의 투자도 받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제페토 내부 생성 콘텐츠는 5000여개, 이용자인 크리에이터가 직접 생성한 콘텐츠는 50만개 이상이다. 건강한 생태계 조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라며 “디즈니와 나이키 등 유명 브랜드부터 블랙핑크 같은 아이돌이나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과도 협업 중이다. 기업 규모나 브랜드 인지도를 떠나 다양한 협업 성공사례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2일 SKT '점프VR' 플랫폼 내 '소셜월드'에서 열린 순천향대 메타버스 입학식. /사진제공=SKT
지난 3월2일 SKT '점프VR' 플랫폼 내 '소셜월드'에서 열린 순천향대 메타버스 입학식. /사진제공=SKT

ICT업계에서도 메타버스 시장 공략을 준비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자사 ‘점프VR’ 플랫폼을 통해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버추얼 밋업’을 선보였다. 가상공간에 최대 120명까지 동시 접속해 자신의 아바타로 콘퍼런스와 공연 등 다양한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서비스다. 올해 순천향대학교 신입생 입학식은 이곳에서 진행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앞으로 혼합현실(MR) 기술은 게임과 같이 혼자 즐기는 범위를 넘어 소셜 기능이 가미된 플랫폼 기반으로 더욱 각광받으며 미래 콘텐츠 발전을 이끌어갈 전망”이라며 “SK텔레콤 역시 ‘버추얼 밋업’ 중심으로 소셜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접목된 플랫폼 활성화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세는 메타버스, 흐름에 올라타라

업계에서는 메타버스가 일시적인 붐이 아니며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바라본다. 메타버스의 정착에는 기술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사회적·문화적 기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 IT기기에 친숙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출생) 및 알파세대(2010년대 이후 출생)의 부상도 앞날을 밝게 한다. 미국 16세 미만 어린이·청소년 중 약 55%가 로블록스에 가입돼있으며 제페토도 10대 이용자 비중이 전체의 80%에 달한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은 곳은 마케팅과 고객경험(CX) 관련 분야다. 현실에서 구축이 어려운 수준의 체험형 매장을 가상공간에 꾸며 고객에게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는 고객이 궁금해하는 핵심부품을 상세히 보여주거나 충돌 실험 등을 가상으로 겪어보는 장을 마련할 수도 있다. 게임사의 경우 오랫동안 확률형 아이템에 묶였던 수익모델을 다변화할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

김성광 KOVACA 사무총장은 “메타버스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처럼 획일화되지 않고 ‘게임 비즈니스 속 SNS·관광·쇼핑’이나 ‘SNS 비즈니스 속 게임·쇼핑·공연’ 등으로 복합적으로 형성될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국경과 산업 범위를 초월하는 서비스 특성상 법·제도에 대한 논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패션브랜드 구찌는 '제페토'에 올해 신상품을 포함한 아이템 60여종과 3D월드맵을 선보였다. /사진제공=네이버
지난 2월 패션브랜드 구찌는 '제페토'에 올해 신상품을 포함한 아이템 60여종과 3D월드맵을 선보였다. /사진제공=네이버

메타버스에 대한 우려는 개인정보보호와 디지털 격차(디지털 디바이드)를 꼽을 수 있다. 메타버스가 현실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경제활동이 활발해질수록 정보보안 관련 필요성과 요구사항은 더욱 증대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게임이나 가상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게는 본격적인 메타버스가 기존 IT 제품·서비스 이상으로 높은 벽이 될 수 있다. 메타버스가 대세라면 더 늦기 전에 이 ‘네버랜드’에 발을 들일 필요가 있다.

김상균 강원대 교수는 “과연 MZ세대나 그 이후에만 초점을 맞추느냐에 대해선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아이가 주로 활동하는 세상을 그 부모가 전혀 모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메타버스는 앞으로 경험경제를 넘어 실감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 정부도 메타버스 관련해 좀 더 멀리 내다보고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팽동현 기자 [email protected]
 

팽동현
팽동현 [email protected]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72%
  • 28%
  • 코스피 : 2508.13하락 6.8418:05 09/22
  • 코스닥 : 857.35하락 3.3318:05 09/22
  • 원달러 : 1336.80하락 2.918:05 09/22
  • 두바이유 : 94.27상승 1.0418:05 09/22
  • 금 : 1945.60상승 618:05 09/22
  • [머니S포토] 생두·원두·스몰로스터 등 커피재료 없는거 빼고 다 있다
  • [머니S포토] 수출상담 받는 참석자들
  • [머니S포토] 금감원 이복현, 추석 앞두고 금융권 인사들과 전통시장 방문
  • [머니S포토] 서울시  '초고층 건축물' 재난 가정, 민관 합동 훈련 실시
  • [머니S포토] 생두·원두·스몰로스터 등 커피재료 없는거 빼고 다 있다

칼럼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